[양승훈의 테크와 손끝]아틀라스와 사람의 자리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2026. 2. 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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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현대자동차그룹은 CES에서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최신 버전을 선보이고 아틀라스 고도화와 '상용화 가속' 전략을 제시했다.

이후 보도에 따르면 2028년 조지아 메타플랜트 투입이 거론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해 춤을 비롯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것은 기존 CES나 유튜브 영상에서 발견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놀라울 건 아니었으나, 앞으로 공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디스토피아 논의가 현실에 구현될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곧이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노사합의 없이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강력한 반대의 입장을 전했다. 노조는 아틀라스가 회사의 인건비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수단이 될 수 있기에 대량의 고용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조지아 메타플랜트 등 해외 공장을 증설하는 흐름과 로봇 투입이 함께 이뤄지면 국내 물량과 생산성이 줄기에 문제라고 한다.

셋째로(노조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감가상각·유지비를 포함해도 인건비 대비 유리해질 수 있다. 노조의 입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의 입길에도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조의 입장이야 이해되지만, "거대한 수레는 피할 수 없다"며 막는 것보다 변화에 대응해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실제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칠 여파가 무엇인지를 생각보다 별로 논의가 안 된다. 사실 한국의 자동화율과 로봇 도입률은 국제로봇연맹의 2024년 보고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000명당 로봇 1,012대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실상 더 이상 집어넣을 로봇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여기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집어 넣으면 대체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사실 핵심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공정·어떤 기준으로 인간 노동을 다시 배치하느냐에 가깝다. 사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로봇 투입에 대한 고민보다 더 적다.

기존의 컨베이어 흐름대로 움직이는 생산라인에는 변동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용접·도장·조립은 '로봇팔'의 생산성을 휴머노이드가 따라갈 수 없다. 수십 년에 걸쳐 최적의 자동화 설비와 공간 배치를 마쳤기 때문이다.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보행을 잘하는 로봇은 오히려 유연함과 이동 가능성 때문에 안정감을 잃을 수 있다. 고정되어 정해진 과업에 특화된 로봇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이 투입되어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이동과 조작을 하면서, 정형적이지 않고 위험하며 상황에 맞게 자재 물류가 들어오는 곳들에서의 역할이 적합하다. 사람 기준으로 설계된 통로·작업대·안전 규격을 크게 바꾸지 않아 추가비용 없이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휴머노이드의 강점이다.

사실 그 구역에서 휴머노이드는 사람보다 능숙한 손놀림이나 이동 가능성이 떨어진다. 현대자동차의 전문가들은 2028년 메타플랜트에 투입되더라도 여전히 꽤 오랜 시간 동안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도전적 과제라고 전한다. 납기, 품질, 비용적인 측면에서 사람과 비교하자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 강점은 비용 요소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우수해서 쓰는 게 아니라, 아쉬운 지점이 여전히 너무 많지만 싸서 쓰게 될 것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일까? 가장 소극적으로는 로봇에 대한 논의를 고용 안정 하나의 쟁점으로만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금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대응 방법은 노사간에 로봇과의 협동에 대한 의제를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가 생산직 노동자들의 숙련배제였다면, 로봇을 거꾸로 지렛대를 삼아 숙련에 대해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도 큰 의의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제조업에서 로봇의 도입부터 피지컬 AI까지 수많은 기술 도입들이 노사관계에 질문을 던질 것이다. 공장 안 사람의 자리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아틀라스는 그 첫 번째 질문일 따름이다. 노동조합, 그리고 사회는 로봇과 공존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첫 번째 국면에서 많은 실마리가 풀리기 바란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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