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섞지 마”…中, 홍콩 ‘코인 허브’ 꿈에 찬물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2. 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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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발행액 3000억달러 시대를 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앤트그룹, JD닷컴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에서 준비하던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TRM랩스의 안젤라 앙 아태지역 정책 총괄은 "중국의 태도는 최근 몇 달 새 급격히 냉각됐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홍콩에서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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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역외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전격 금지
홍콩 ‘가상자산 허브’ 구상 타격… 앤트그룹·JD닷컴 사업중단
美 달러 코인은 3000억불 질주…‘디지털 화폐 전쟁’ 승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발행액 3000억달러 시대를 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가상자산 허브’를 꿈꾸던 홍콩은 중국 본토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에 직면해 짙은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득세하는 동안, 중국은 ‘통화 주권’을 이유로 스스로 빗장을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 “위안화는 건들지 마”… 홍콩의 꿈, 베이징이 꺾었다
시장 분석 업체 아르테미스(Artemis)에 따르면 2026년 2월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발행 잔액(Supply)은 3000억달러(약 415조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USDT(테더)와 USDC 등 미국 달러 기반 코인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가운데, 중국의 규제로 위안화 기반 코인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출처=아르테미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7일 중국 내 기업의 해외 디지털 토큰 발행과 역외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전격 금지했다. “통화 주권에 대한 위협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판공성 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언급하며 시장에 훈풍이 부는 듯했다. 홍콩 역시 이를 기회로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육성해 홍콩을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려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홍콩의 야심 찬 계획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앤트그룹, JD닷컴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에서 준비하던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홍콩 당국이 현재까지 11개 거래소에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62개 기업에 거래 허가를 내줬지만, 핵심인 ‘위안화’ 접근이 차단되면서 “반쪽짜리 허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패트릭 탄 체인아르고스 법무총괄은 “중국의 자본 통제와 스테이블코인의 자유로운 이동은 애초에 양립할 수 없는 가치였다”며 “이번 조치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그 결과는 중국 시장의 고립”이라고 진단했다.

◆ 글로벌 시장은 ‘활황’… B2B 결제가 성장 엔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규모가 1년 새 137% 이상 급증했다. 특히 보라색으로 표시된 기업 간 거래(B2B) 볼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단순 투자를 넘어 무역 대금 결제 등 실물 경제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아르테미스]
중국이 뒷걸음질 치는 사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미국 달러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르테미스(Artemis)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초 기준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21년 강세장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USDT(테더), USDC (서클) 등 달러 페깅 코인들이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디지털 달러’의 패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단순히 발행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실사용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규모는 전년 대비 137% 성장했다. 주목할 점은 개인 간 송금(P2P)보다 기업 간 결제(B2B)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등과 달리, 가치가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무역과 기업 자금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패권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TRM랩스의 안젤라 앙 아태지역 정책 총괄은 “중국의 태도는 최근 몇 달 새 급격히 냉각됐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홍콩에서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을 위시한 서구권 벤처캐피털(VC) 자금은 핀테크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로 쏠리고 있다. 인버전의 산티아고 로엘 산토스 CEO는 “시장은 실제로 작동하는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며 “VC들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와 예측 시장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분야로 공격적인 전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중국의 ‘디지털 쇄국’ 정책은 위안화의 디지털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오히려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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