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2월 ‘질주’…KRX은행 22% 급등, KB금융 PBR 1배 넘었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KRX은행 지수는 22.5% 상승해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주요 KRX 업종별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5%)을 크게 웃돌았다. KRX은행 지수 구성 종목들도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JB금융지주가 26.8%로 가장 많이 올랐고, iM금융지주(26.1%), 하나금융지주(25.7%), 우리금융지주(25.1%)가 뒤를 이었다. 카카오뱅크도 22.5% 상승했으며 BNK금융지주(21.9%), KB금융(21.7%), 신한지주(19.7%)도 20% 안팎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24% 오르고 KRX증권 지수가 43% 급등하는 동안 KRX은행 지수는 7.2% 상승에 그쳤지만, 2월 들어서는 은행업종 전반으로 매수세가 빠르게 확산됐다. 업종 내 대형주뿐 아니라 지방금융지주와 인터넷은행까지 상승 흐름이 넓게 퍼진 점도 특징이다.
◇KB금융, 국내 금융주 첫 시총 60조…PBR 1배도 넘었다
은행주 랠리의 상징적 장면은 KB금융에서 나왔다. KB금융은 11일 전 거래일보다 9000원(5.8%) 오른 16만4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장중에는 16만5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1조333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금융주 가운데 시가총액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KB금융이 처음이다.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뛰면서 시장의 시선도 KB금융에 쏠렸다.
KB금융 주가 강세 배경으로는 실적과 주주환원 강화가 함께 꼽힌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8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4대 금융지주 중 최대 실적을 냈고, 은행을 축으로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부문이 고르게 이익을 뒷받침했다. 또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달아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가가 뛰면서 PBR(주가순자산비율)도 1배를 기록했다. PBR 1배는 시가총액이 순자산 가치와 같다는 의미다. 국내 금융주는 그동안 PBR 0.4~0.6배 구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는데, KB금융이 1배를 넘어선 흐름이 확인되면서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도 커졌다. 은행주 전반의 ‘저평가’ 인식이 흔들리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른 은행들도 ‘실적·환원’ 공통분모…감액배당·자사주 매입이 불씨 키웠다
이번 은행주 랠리는 KB금융만의 이벤트라기보다, 은행권 전반에서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가 맞물리며 주가를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은행권 전반에서 주주환원 강화 흐름이 뚜렷하다고 봤다. 기업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이 2025년 결산배당을 늘렸고, KB·신한·하나·iM금융은 감액배당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우리금융과 JB금융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업데이트하며 주주환원율 상향을 공식화했고, KB·신한·하나는 2026년 배당 확대와 상반기 자사주 매입까지 내놨다는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주총에서 감액 배당 확정, 홍콩 ELS 과징금 금액 확정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일부 은행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 업데이트 공개 등이 추가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증권도 은행 업종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KB금융(20만원), 신한지주(12만6000원), 우리금융지주(4만3000원), 하나금융지주(15만7000원) 등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모든 은행 지주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2026년 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지속 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소폭 올라갔고, 이에 따라 은행 평균 목표 PBR을 기존 약 0.85배에서 약 0.90배로 올렸다는 게 이유다. 현재 은행주의 평균 PBR은 약 0.69배로, 목표치와의 격차를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30%가량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형 은행주가 PBR 1배를 밑도는 국가는 한국 외에 거의 없다. 일본 대형 은행의 PBR은 1.6배를 넘어섰으며 대만 대형 은행은 2배 이상에서 거래된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도 낮은 밸류에이션과 배당 매력으로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주 랠리는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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