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동지에서 적으로…황대헌 vs 린샤오쥔, 지독한 악연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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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으로 얽힌 두 남자의 운명적 만남이 다가오고 있다.
'치킨 연금'까지 받는 국민적 영웅이었던 황대헌의 이미지도 순식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했다.
린샤오쥔은 최근 웨이보와 중국 중앙TV(CCTV)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중국 국가대표팀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8년 동안 힘든 날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텨왔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황대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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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선 나란히 1000m 준준결선 진출
'선수촌 사건' 이후 법적 공방과 귀화로 갈라서
AFP 통신 등 "외나무다리 대결" 주목

악연으로 얽힌 두 남자의 운명적 만남이 다가오고 있다. 황대헌(27∙강원도청)과 린샤오쥔(30∙한국명 임효준) 얘기다.
두 선수는 13일(한국시간)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선에 나란히 진출했다. 준준결선 조는 다르지만 결승 진출이 유력한 메달 후보여서 결국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AFP 통신은 “과거 평창 올림픽에서 함께 시상대에 올랐던 두 선수가 이제는 서로 다른 국기를 달고 가장 잔혹한 경쟁자로 다시 만났다”고 보도했다.
황대헌과 임효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며 함께 시상대에 섰다. 하지만 이듬해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한순간의 '장난'이 둘을 영원히 갈라놓았다. 웨이트트레이닝 훈련 도중 임효준이 황대헌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일부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임효준은 "친근함의 표시였을 뿐, 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황대헌은 "여자 선수들도 있는 자리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반발하면서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임효준에게 선수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임효준은 2년 넘는 법정 다툼 끝에 2021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법적 판단은 뒤집혔지만, 이미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해졌다. 결국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선택, 태극기 대신 오성홍기를 달고 ‘린샤오쥔’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자 여론은 "병역 기피와 징계 회피를 위한 꼼수"라며 차갑게 등을 돌렸다. 귀화 선수의 경우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올림픽 규정에 따라 2022년 베이징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사이 황대헌은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1,500m)을 따내며 한국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하지만 반전이 남아 있었다. 진천선수촌 성희롱 사건 당시 황대헌도 암벽 기구에 오르던 여자 선수들의 엉덩이를 때리는 장난을 먼저 시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또 세계선수권과 대표 선발전에서 선배인 박지원을 상대로 잇따른 반칙을 저질러 ‘팀 킬’ 논란에 휩싸였다. ‘치킨 연금’까지 받는 국민적 영웅이었던 황대헌의 이미지도 순식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했다.
린샤오쥔은 최근 웨이보와 중국 중앙TV(CCTV)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중국 국가대표팀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8년 동안 힘든 날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텨왔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황대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황대헌 역시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특별한 감정은 없다. 경쟁자 중 한 명일 뿐이다”라며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린샤오쥔은 준준결선 4조에서 황대헌이 아닌 임종언(19·고양시청)과 겨룬다. 황대헌은 1조에 배정됐다.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 벌써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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