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강화’ 日 자민당 압승…다카이치, 농정 공약 이행 주목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 차지
막강권력 다카이치 재집권 성공
‘모든 논밭 최대 활용’ 방침 제시
안정적 쌀공급 … 민관 비축 병행
농업예산 증액 스마트농업 추진
식료품 소비세 0% 법안도 눈길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단독으로 확보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승리를 거뒀다. ‘강한 일본’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라는 구호와 함께 ‘식량안보 강화’를 중점 과제로 내세웠던 자민당이 그려나갈 농정 지도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전체 의석 465석 중 316석을 차지하며 개헌안 발의 요건(310석)을 넘었다. 단일 정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것은 전후 처음이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유신회(36석)와 합한 의석수는 352석으로 전체의 75.6%에 달한다. 18일 소집되는 일본 특별 국회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현 총리가 재지명되고 2차 내각이 출범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여성 최초 총리로서 새로움, 강한 경제와 같은 명확한 발언, 경기 침체를 해소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다양한 연령층에 퍼져 ‘다카이치 회오리’로 이어졌다”고 결과를 평가했다.
자민당이 사실상 ‘1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생긴 정치 지형의 변화는 일본 농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7년도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논 정책의 근본적인 재편을 비롯해 식량안보 강화를 명분으로 한 농업예산 확대, 농가 직접지불제도의 방향 설정 등 굵직한 농정 과제가 자민당 주도로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민당은 선거 국면에서 식량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논밭의 최대 활용’을 통해 국내 식량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자급률 향상을 추진하고, 안정적 쌀 공급을 위해 수요 조사 정밀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민관 비축 체제 구축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농업예산에서도 명확한 증액 기조를 내세웠다. 추가적인 재정 투입으로 농지의 대구획화, 노후 농업시설의 집약·재편, 스마트농업 확산 등을 추진해 2029년까지 농업구조의 집중과 전환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농업의 현상 유지를 넘어 보다 집약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로 이행하기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한 밑그림이다.
농가 직접지불 정책의 방향성도 분명하다. 기존의 논활용 직접지불금, 다원적 기능 지불, 중산간지 지불을 기본축으로 하되, 논 정책을 논과 밭의 구분 없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작물과 경영을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게 자민당의 입장이다. 중·대규모 농가를 정책의 중심에 두고, 생산성 제고를 통해 농업을 ‘산업’으로 유지·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다원적 기능 지불과 중산간지 지불을 통해 조건불리지역과 중소·가족 경영 농가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농촌 유지와 환경 보전이라는 공익적 기능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농가 일률 지원보다는 지역과 농지의 유지에 기여하는 농가를 선별 지원하는 구조다.
주요 공약이었던 식료품 소비세 0% 이행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카이치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2년 동안 식료품에 대한 소비세율을 0%로 하는 법안에 대해 일정과 재원 등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여름이 오기 전에 중간 정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농업신문’ 등 농업계는 식료품 소비세 인하가 농가 실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제기한다. 농업경영체의 다수는 연간 판매금액 1000만엔 이하의 소규모 경영체로 소비세를 징수·납부하지 않는 면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식료품 소비세를 ‘0’으로 하더라도 농가 출하가격이나 소득이 직접 증가하는 효과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용어설명] 일본 중의원·참의원
양원제를 채택한 일본 국회에선 하원을 중의원으로 칭한다. 중의원은 총리 지명권, 예산안 의결 등의 권한을 갖는다. 상원인 참의원에는 의결된 법률을 심의·확정하는 권한이 있다. 다만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가지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재가결할 수 있고, 개헌안도 발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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