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수익기반 악화·손해율 증가…'장기 보장성·DT 활로'

이지영 기자 2026. 2. 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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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형 손보사 순이익 후퇴…보험영업 부진에 투자손익 의존도 확대
자동차·일반보험 둔화 속 세 부담에 이중고..손보업계, 수익모델 재정비
국내 손해보험업계는 저성장·인구 감소에 더해 고손해율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 기반이 약화되자, 장기 보장성 보험 확대와 디지털 전환(DT)을 양대 축으로 한 수익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국내 손해보험업계는 저성장·인구 감소에 따른 수익 기반 약화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에 따른 미보고발생손해액 증가로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손보업체들은 장기 보장성 보험 확대와 디지털 전환(DT)을 축으로 한 수익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중 현대해상을 제외한 3곳의 당기순이익(잠정치)이 2024년 대비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손익이 적자로 전환된 데다 의료 이용량이 증가하고 독감이 유행하며 보험 손익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203억원으로 2024년 대비 2.7%가 감소했다. 같은기간 D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928억원으로 2024년 동기 대비 3.3%가 감소했다.

또한 K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2024년 대비 7.3%가 줄었다. 이는 장기·자동차·일반보험 등 전 보험 업종에서 손해율이 상승하며 보험손익이 크게 줄었다. 다만 대체투자 확대에 따른 투자손익 증가로 실적 하락 폭이 제한됐다. 특히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만 연간 1077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2024년(87억원)대비 적자 전환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198억원으로 2024년 보다 19.9%가 늘었으나, 연결 기준 수익증권 처분이익을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성장 여부는 제한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대형 손해보험사 대부분이 사실상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둔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를 꼽을 수 있다. 손해보험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연간 손해율은 평균 87.03%로 2024년 (88.33%) 대비 3.7%포인트(p)가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0년 관련 통계 산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이 구조적으로 적자 전환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차량 등록대 수가 감소하며 신규 유입이 제한적인 가운데, 사고율·수리비·의료비 등이 증가하면서 손익 악화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보험료를 조정한다고 해도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여기에 의료 파업으로 미뤄졌던 수술·치료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실손보험을 중심으로 보험금 청구가 급증했다. 이는 결국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수익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독감으로 인한 환자가 늘면서 보험금 지급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지난해 11월 16~22일(47주차) 기준, 70.9명으로 2024년 동기(4.8명) 대비 14.7배나 급증했다.

▲ 본업 둔화 속 체질 개선 가속…투자손익 의존도 확대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손해보험사들의 핵심 과제로 장기 보장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디지털 기반 영업 및 보상 효율화를 꼽고 있다. 특히 장기 보장성 보험은 초기 사업비 부담이 크지만 계약 유지 기간이 길어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다.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의 측면에서도 유리해 수익성 관리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이와 동시에 주요 손보사들은 인공지능(AI) 기반 인수심사와 모바일 중심의 가입 및 청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효율 제고에 나서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딥러닝·생성형 AI를 활용해 심사·청약·보상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장기인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전환(DT)추진본부를 AI데이터본부로 개편했으며 'AI 데이터분석 파트'를 중심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디지털보험 전략에서 대면 장기보험 확대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며 CSM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장기보험 전반에 손해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법인세와 교육세율 인상분이 회계상에 선제 반영되면 이익이 줄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보험영업 부진을 자산운용 성과로 보완하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손익 규모에 따라 연간 실적이 좌우되는 변동성 확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세율 인상과 손해율 상승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보험영업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며, "금리와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투자손익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수익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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