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바꾸고 숨으면 모른다?…경찰은 어떻게 테러 협박범을 잡았나

이상무 2026. 2. 12. 07: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디스코드'에서 '가상국가'를 구성해 활동하면서 기업, 학교, 기차역 등을 폭파하겠다며 테러 협박 글을 올린 10대 청소년들은 공통적으로 '완전 범죄'를 자신했다.

인터넷 주소(IP)를 변경할 수 있는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여러 국가의 서버를 우회하면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경찰 수사를 따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상국가 테러, '진짜 테러' 되다>
VPN 우회로 신원 은폐, 탐문 수사로 돌파
용의자 특정 후 국제공조로 계정 정보 확보
"인간관계 흔적 못 숨겨, 현실서 책임져야"
지난해 12월 15일 폭발물 테러 협박을 당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센터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건물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못 잡죠?"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디스코드'에서 '가상국가'를 구성해 활동하면서 기업, 학교, 기차역 등을 폭파하겠다며 테러 협박 글을 올린 10대 청소년들은 공통적으로 '완전 범죄'를 자신했다. 인터넷 주소(IP)를 변경할 수 있는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여러 국가의 서버를 우회하면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경찰 수사를 따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다. 많게는 5회 이상 IP를 변경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한 수 위였다. 협박범들이 테러 글을 게재할 때 타인의 이름을 도용한 점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경찰은 우선 신상 도용 피해자들을 조사해 가상국가 내 관계망을 파악했다. 누가 명의 도용을 했을 거라 의심되는지, 명의 도용을 할 만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탐문하면서 용의자를 좁혀 나갔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가상국가 내에서 자신과 갈등을 빚은 인물을 공통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렇게 특정된 인물을 상대로 압수수색 및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디지털 기기와 계정 기록을 확보한 뒤 범행 정황을 구체화했다.

협박범들은 디스코드 서버가 해외에 있어 한국 수사기관에 가입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모두 다 착각이었다. 경찰은 국제 공조 절차를 통해 디스코드로부터 용의자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최근 사건에서도 해외 플랫폼이 수사 협조 요청에 응하면서 계정 생성 정보와 접속 기록 등 주요 정보를 제공했고, 이는 피의자 구속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경찰은 "IP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완전히 숨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범죄도 인간관계, 활동 흔적, 국제 공조가 결합되면 실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에선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겨진 자기 과시, 공범 간 불화 등 '말 한마디'가 수사의 실마리가 됐다고 한다. 경찰은 "IP 등 디지털 흔적은 숨길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관계 흔적은 숨기기 어렵다"며 "익명성에 기대 범죄를 저지르면 현실 세계에서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연관기사
• "안 하면 수용소행"…디스코드 가상국가, 협박 테러로 현실을 공격하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1001590002670)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