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로봇덕후’ 계열사 CEO 퇴사하는데…현대차 더 주목받는 이유는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6. 2. 1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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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32년 근무한 CEO 전면교체
신성장 국면 새 리더십 강화
첨단 로봇기술 선점에 총력
특수임무 수행 로봇개 ‘스팟’
英핵시설 해체현장 종횡무진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로 유명한 4족 보행 로봇 ‘스팟’ [셀라필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사령탑인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63)가 전격 퇴임한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플레이터 CEO는 10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달 27일 CEO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 후임이 선임되기 전까지 어맨다 맥마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 직무대행을 맡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플레이터 퇴임 이후 본격적으로 그룹에 피지컬 AI 색깔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2028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미국 공장에 투입되는 만큼 첨단 로봇기술 선점에 속도를 내는 인재 수혈이 이뤄질 전망이다.

플레이터 CEO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창립 초기 단계부터 32년간 근무하며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아틀라스를 탄생시킨 산파 역할을 맡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와 보스턴다이내믹스 설립 3년 차인 1994년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합류해 2012년까지 로봇사업 초석을 다졌다.

2013~2018년 구글 로봇공학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9년 보스턴다이내믹스 CEO로 복귀해 회사를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 전부터 CEO를 역임하며 소규모 연구 조직이었던 회사를 글로벌 로봇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대차그룹 체제에서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부쩍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이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고 용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플레이터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고 다음 성장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새 CEO가 이러한 다음 단계에 필요한 경험과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성장동력을 발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그룹 피지컬 AI 전략에 맞는 인재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연구 레벨을 넘어 로봇 제품 실전 투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유수 인재를 대상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후임 CEO를 물색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생산설비(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배치해 부품 분류에 나선다. 공정 단위별 검증을 통해 단계적으로 휴머노이드 도입을 확대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투입 범위를 넓힌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측 지분율이 90%가 넘는다. 정의선 회장이 22.6%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현대차그룹 투자법인인 HMG글로벌이 56.4%, 현대글로비스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11.3%, 9.7%를 쥐고 있다.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현장에서 고위험 점검 업무를 수행하며 산업 안전성과 작업 효율을 높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당국 산하 공기업인 셀라필드가 2021년 스팟을 핵시설 해체 현장에 활용한 사례를 공개했다. 셀라필드는 원자력 시설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방사선 영향과 복잡한 내부 구조로 인해 사람의 접근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해왔다.

현장에 배치된 스팟은 핵시설 환경에 맞춰 다양한 감지 센서와 기능을 장착했다. 네 발로 이동하는 구조 덕분에 거친 지형과 계단, 협소한 통로 등 복잡한 구조물 내부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셀라필드는 이러한 기동성이 기존 바퀴형 로봇 대비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스팟은 360도 영상 촬영과 3D 라이다 스캐닝을 통해 시설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으로 관리자에게 전달돼 원격으로도 현장 상황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셀라필드 관계자는 “스팟의 기술 역량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설 해체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며 “원자력 분야에서 첨단 로봇 기술 도입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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