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품에 안고 뛴 아들과 함께 설원 누빈다…알파인 스키 사상 첫 ‘모자 출전’

김세훈 기자 2026. 2. 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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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알파인 스키 선수 사라 슐레퍼가 2011년 은퇴 경기에서 당시 세 살이던 아들 라세 각시올라를 품에 안고 설원을 내려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 세운
47세 멕시코 대표 사라 슐레퍼
2011년 월드컵 유일한 엄마 선수
“코스 내려오던 장면 예언 같아”
당시 세 살이던 라세 각시올라
“이 자리 있다는 사실 비현실적”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사상 첫 사례가 탄생한다. 알파인 스키 선수 사라 슐레퍼(47)와 그의 아들 라세 각시올라(18)가 멕시코 대표로 나란히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슐레퍼는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 출신으로, 스키숍을 운영하던 아버지 아래에서 자랐다. 그는 미국 대표로 네 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이후 멕시코 국적자와 결혼해 멕시코 국적을 취득했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멕시코 대표로 출전한다. 이번 대회가 특별한 이유는 그의 아들 각시올라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같은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모자(母子) 선수로 기록된다. 슐레퍼는 여자 슈퍼대회전과 대회전에, 각시올라는 남자 대회전과 회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모자는 이미 14년 전 같이 코스를 밟은 적이 있다. 슐레퍼는 2011년 월드컵 투어 마지막 시즌 당시 세 살이던 아들을 안고 슬라럼 코스를 내려온 바 있다. 그는 “그때 투어에서 유일한 엄마 선수였고, 그 장면이 지금 와서는 예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멕시코 알파인 스키 대표라세 각시올라. 연합뉴스


이번 올림픽에서는 경기 장소가 나뉘어 있다. 여자 알파인 종목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남자 경기는 약 4시간 거리의 보르미오에서 열린다. 이로 인해 슐레퍼가 자신의 경기를 치르면서 아들의 경기까지 모두 현장에서 지켜보는 데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슐레퍼는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합류 직전 일주일 동안 아들과 함께 훈련한 시간이 매우 특별했다”며 “같이 훈련하면서 서로를 이기려고 경쟁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각시올라는 “어릴 적 어머니가 나를 안고 슬라럼을 내려온 장면은 기억나지 않지만, 사진을 보고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데 어머니와 함께해서 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슐레퍼는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의 기록에도 도전한다. 47세인 그는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선수 사상 최고령 출전자가 된다. 그는 “두려움 없이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싶다”며 “용기란 두려움을 마주하고도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 선수단으로 5명을 파견했다. 슐레퍼는 개회식에서 멕시코 대표팀 기수로도 나섰다. 디애슬레틱은 “모성과 경쟁, 세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이번 도전은 동계올림픽 역사에 새로운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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