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엔 주가 떨어진다"는 착각⋯25년 성적표 보니 ‘기우’였다

임하은 기자 2026. 2.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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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트북LM)

설 연휴 주식시장의 거래 공백을 앞두고 변동성이 커지는 ‘설 연휴 리스크’로 개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공포와는 대조적으로 2000년대 이후 설 연휴가 주식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전망된다. 해마다 이른바 ‘설 연휴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주 들어(9~11일)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유지한 것과 대조적으로, 개인 투자자 홀로 6조4729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매물을 쏟아냈다. 단기 이벤트를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단기 매도세도 설날 리스크의 변수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설 연휴 기간 미국 시장에서 어떤 돌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자금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런 위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단기적으로 한국 투자에 대한 적극성을 줄이는 등 헤지(위험 분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되짚어보면 설 연휴 리스크의 실체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이 2000년부터 2025년까지 25년간의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설 연휴 전후 주가 변동은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설 연휴 시작 전 5거래일 간의 평균 수익률은 +0.8%, 연휴 이후 5거래일 수익률은 +0.3%였다. 장기 휴장을 앞둔 매도세가 단기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만큼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통계적으로도 연휴 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되지는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연구원은 “연휴를 앞두고 매물을 정리하는 움직임은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매일매일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관찰 기간을 5거래일 정도로만 넓혀봐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체가 모호한 ‘설 연휴 리스크’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통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설 연휴 직전 거래일 코스피의 일간 평균 등락률은 ±1% 안팎에 머물렀고, 연휴 이후 첫 거래일 역시 방향성이 뚜렷하게 한쪽으로 쏠린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최근 10년(2016~2025년) 기준으로는 연휴 이후 1주일간 상승 마감한 해가 절반을 웃돌아, 연휴 자체가 추세 전환의 분기점으로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시장 변동성에 무리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연휴 이후를 겨냥한 ‘선별적 접근’을 권고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의 연속성과 증시의 명확한 방향성은 연휴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드러날 것”이라며 “이러한 시차를 고려해 이번 주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이는 오히려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에 나설 수 있는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이벤트성 수급 변화를 냉정하게 구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