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S 등 대기업 4곳 담합 주도… 낙찰 순서 찍고 통행세 걷어

김주환 2026. 2. 1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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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한전)가 발주한 수조 원대 전력 설비 입찰에서 LS일렉트릭 등 대기업 4개사와 중소기업들이 유착해 7년 넘게 담합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2015년 한 대기업에 담합 가담 의사를 밝히며 "낙찰 순번은 대기업군보다 후순위로 하고, 낙찰 비율은 전체의 12~13% 수준으로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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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주 전력 설비 입찰’ LS일렉트릭 등 7년간 짬짜미

대기업군 총무·중소기업군 총무 따로 둬
낙찰자 결정되면 들러리는 높은 가격 써
하한선 없는 최저가 낙찰 방식 빈틈 노려
담합 주도 대표, 회삿돈 빼돌려 ‘요트 구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발주한 수조 원대 전력 설비 입찰에서 LS일렉트릭 등 대기업 4개사와 중소기업들이 유착해 7년 넘게 담합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기업군별로 ‘총무’를 두고 낙찰 순번을 정하고, 수수료 명목의 통행세까지 걷는 치밀함을 보였다.

11일 서울신문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전 입찰 업체들에 대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등 공소장에 따르면, 담합을 주도한 업체들은 낙찰 업체로부터 계약 금액의 0.6%를 수수료 명목의 ‘통행세’로 징수했다. 이들은 서울 사당역 부근 커피숍과 과천 선바위역 인근 카페 등을 전전하며 총 134회에 걸쳐 담합을 실행했다. 특히 검찰은 LS일렉트릭·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일진전기 등 대기업 4개사와 중소기업들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군 총무와 중소기업군 총무가 배분 회의를 통해 특정 입찰건의 낙찰자를 사전에 결정하면, 나머지 업체들은 낙찰자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내는 ‘들러리’로 참여해 유찰을 방지했다.

담합 업체들은 한전 입찰이 낙찰 하한선이 없는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노렸다. 신설 물량 수주가 향후 물량의 계약 금액 산정 기준이 된다는 점을 이용해 초기 입찰부터 높은 낙찰률을 유지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2015년 한 대기업에 담합 가담 의사를 밝히며 “낙찰 순번은 대기업군보다 후순위로 하고, 낙찰 비율은 전체의 12~13% 수준으로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부패가 경영권과 함께 승계되는 ‘부패의 대물림’ 정황도 포착됐다. 사망한 부친으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은 아들이 기존의 담합 관행을 그대로 이어받아 범행을 주도한 사실이 공소장에 적시됐다. 한 업체 대표가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 요트를 구매하고 가족들을 ‘유령 직원’으로 올려 거액의 급여를 챙겨온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1억 2502만원을 빼돌려 개인 요트를 구매하고, 부인과 자녀 등 가족 6명에게 총 7억 575만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했다. 이어 가족들에게 법인카드 6장을 지급해 1억 6000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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