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떠돌고 고령층은 버텼다…숫자로 드러난 '주거 격차'
청년 자가보유율 10%대…1.6년마다 이사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 청년 1위 차지

[더팩트|이중삼 기자] 대한민국 주거 지형이 세대별로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 청년층 주거 안정은 뒷걸음질 치는 반면 고령층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월세 부담과 잦은 이사에 시달리는 청년층은 내 집 마련 기대마저 접었다. 전문가들은 계층별 주거 격차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며 부담 완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계층별 주거위상 진단과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가구 자가보유율은 2017년 21.1%에서 2020년 17.3%로 하락한 뒤 2023년 15.9%까지 떨어졌다. 반면 고령가구 자가보유율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70% 후반대를 유지했다. 일반가구 역시 60%대 초반 수준을 이어갔다. 청년가구 주거 불안정성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자가보유율 하락 흐름은 실제 거주 형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2023년 기준 청년가구 자가점유율은 14.6%에 그쳤다. 일반가구는 57.4%·고령가구는 75.7%로 집계됐다. 청년가구 상당수가 주거 안정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 청년은 1.6년·신혼부부는 2.5년·고령층은 14.7년

평균 거주기간에서도 세대 간 격차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일반가구 평균 거주기간은 8.0년·고령가구는 14.7년으로 장기 거주 흐름을 보였다. 반면 청년가구 평균 거주기간은 1.6년에 불과했다. 신혼부부 역시 2.5년에 머물렀다. 생애 초기 가구에서 주거 이동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주거의 질도 취약했다. 2023년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은 청년가구가 6.1%로 가장 높았다. 일반가구 3.6%·고령가구 2.5%·신혼부부 1.8%와 비교하면 격차가 났다. 청년가구 미달 비율은 2017년 10.5%에서 낮아졌지만 다른 계층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청년가구는 주거지원 프로그램 필요성을 가장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가구 57.4%가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답했다. 신혼부부 52.7%·일반가구 40.6%·고령가구 27.8% 순이었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주택·부동산연구본부장은 "청년가구는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이 가장 낮고 주거이동률이 70%~80%대에 달해 불안정성이 매우 크다"며 "가구당 주거면적은 협소하고 최저주거기준 미달률이 가장 높아 주거 적정성도 취약하다. 특히 주거비 부담도 두드러진다. 청년가구는 안정성과 부담능력 모두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초기 주거 불안 완화·안정적 생애주기 이행을 위한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청년임대주택 공급·월세 보조금·세액공제 확대·전세사기 예방·보증 강화·청년 맞춤형 금융상품 운영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 李 "높은 주거비용…수백만 청년 피눈물"
청년 주거 불안을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역시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달 29일 1·29 대책을 발표하고 수도권 도심에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내놨다. 핵심 대상은 청년과 신혼부부다. 이들 주거 불안을 완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청년층 체감 수요도 분명하다.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한 정책 지원 분야는 주거로 나타났다. 비율은 45.7%다. 세부 항목에서는 주택 구매자금 대출 31.3%·전세자금 대출 25.0%·주거비 지원 20.7%·공공임대 입주 14.9% 순으로 조사됐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71.7%에 달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청년 주거 문제는 단순한 주택 문제가 아니라 삶 전반 안정과 미래 설계의 출발점"이라며 "주거 불안이 이어질 경우 취업·결혼·출산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한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우신 분들에게 묻는다"며 "이들로 인한 높은 주거비용으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시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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