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실험…“블록체인으로 신분증 발급·보조금 지급”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6. 2. 1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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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블록체인으로 농업보조금 지급
사기, 횡령 피하는데 용이하고
분산원장으로 중복지급 막아
아프리카 무역 개선 ‘아이오타’
SWIFT 대신 스테이블코인 채택
11일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월드크립토포럼에서 스테펜 알레산드로 세계은행 글로벌 농업·식량 부문 선임농업전문위원, 마헤파 안드리아맘피아다나 마다가스카르 디지털개발·전환·우정·통신부 장관, 바이디 시 투레 세계은행 디지털전문관, 김지윤 DSRV 대표(왼쪽부터)가 ‘블록체인 기반 금융 포용’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 경제구조 재편과 디지털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국가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헤파 안드리아맘피아다나 마다가스카르 디지털개발·전환·우정·통신부 장관은 11일 매일경제 주최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제1회 월드크립토포럼’에 참석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전환 청사진을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 혁신은 개인에게 고유한 디지털 정체성을 부여하고, 통신망 불안정에도 데이터의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 “세계은행(WB), 한국 블록체인 기업 DSRV와 협력해 농업 분야 등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며 투명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공공 인프라스트럭처(DPI)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마다가스카르 정부의 디지털화 비전은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화, 국가 데이터센터 구축 같은 핵심 인프라 강화 등 6개 축을 골자로 한다. 특히 4G 네트워크 보급률은 80%에 달하지만 실제 사용률은 26%에 불과해 인터넷 장비 가격과 망 사용료를 낮추고 디지털 문해력을 높이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다.

안드리아맘피아다나 장관은 “1200만명 이상의 국민에게 고유식별번호(UIN)를 부여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법적 신원 보장과 사회적 포용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WB는 이를 위해 9200만달러 수준의 대규모 금융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바이디 시 투레 WB 디지털전문관은 “우리의 역할은 정부의 비전을 실제 국가 시스템과 투자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실질적인 경제 시스템에 접목한 ‘농업용 전자바우처’ 파일럿 프로젝트의 성과가 집중 조명됐다. 마다가스카르 인구는 약 3000만명이며 이 중 8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WB 지원하에 DSRV가 시스템 설계를 맡아 진행 중이다. 전통적인 기술 대신 블록체인을 채택해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데이터 신뢰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김지윤 DSRV 대표는 “안정적인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부족한 마다가스카르 환경에서 블록체인은 시스템 중단 위험을 피하고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는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한 곳에서 결제한 뒤 이를 숨기고 다른 곳에서 또 결제하는 ‘이중 지불’을 막는 것에 특화된 기술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결제가 필요한 마다가스카르에서 효과를 낸다.

마다가스카르 디지털개발·전환·우정·통신부 대표단은 이번 월드크립토포럼 방한을 계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디지털전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화폐 기반의 바우처 관리 플랫폼 등 한국형 블록체인 모델을 소개했다. 안드리아맘피아다나 장관은 “후발 주자로서 타국의 경험에서 배울 점도 많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타(IOTA)도 이날 글로벌 무역, 특히 아프리카 등 낙후된 지역에서 부족한 무역 환경을 블록체인을 통해 개선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르완다에서 탄탈럼을 전문 채굴하는 광산회사와 협력하고 있다.

도미니크 시너 아이오타 공동창업자는 “지역 기업이라 은행에서 무역금융을 받으려면 20%의 이자를 내야 한다”며 “블록체인으로 창고 영수증과 소유권을 토큰화하고, 이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즉각적으로 자금을 조달받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프리카는 국제금융통신망(SWIFT)에서 소외돼 자금을 받는 데 수일이 걸리는데 스테이블코인으로는 주말에도 즉시 지급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오타는 스스로를 ‘무역을 위한 고속도로’라고 소개했다. 시너 창업자는 “모든 국가는 더 많이 수출하길 원한다”면서 “아이오타는 일종의 고속도로를 짓고 있고,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데이터의 출처와 진위를 알 수 있어 국경을 초월한 사업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케냐에서도 34개 정부 시스템과 아이오타를 연결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검증하는 실험을 마쳤다”며 “무역문서, 송장, 매출 등 모든 걸 토큰화하면 신뢰도가 높아져 무역장벽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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