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이 이 지경…받자마자 빛 바래고, 한 번 걸면 리본 ‘뚝’, 기쁨도 잠깐 ‘울화통’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부러진 메달을 양손에 들어보이는 세리머니가 유행이다.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브리지 존슨은 지난 8일 시상식을 마친 뒤 메달과 거기서 분리된 리본을 들어보였다. 존슨은 “기뻐서 팔짝팔짝 뛰었더니 갑자기 툭 하고 떨어졌다”고 허망한 표정을 지어 화제를 모았다. 미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알리사 리우도 팀 이벤트 금메달을 따낸 뒤 자신의 SNS에 “내 메달에는 리본이 필요 없어요”라며 리본과 분리된 금메달을 소개했다.
스웨덴 크로스컨트리 스키 은메달리스트 에바 안데르손은 “메달이 눈 위로 떨어졌는데 부러졌다. 조직위가 깨진 메달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고 황당함에 불만을 토로했다. 독일 바이애슬론의 유스투스 슈트렐로는 혼성 계주 동메달 획득을 축하하다 메달이 리본에서 분리됐다. 바닥에 떨어진 메달은 그 충격에 금까지 갔다.
이번 올림픽은 폐기물에서 회수한 금속을 재활용하는 ‘친환경’에 집중한다. 메달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메달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선수들이 늘었다.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은 10일 귀국 현장에서 메달을 들어보이며 “생각보다 무겁다”고 했다. 이탈리아 조폐공사와 인쇄국이 만든 이번 메달은 예년에 비하면 가벼운 편이다. 이번 금메달은 506g이다. 가장 무거웠던 2020 도쿄 올림픽(556g)이나 2024 파리 올림픽(529g)보다 가볍다.

사실 ‘불량 메달’ 문제는 역대 올림픽마다 등장하는 단골 손님이다. 메달이 벗겨지거나 변색되고 부러지는 일이 대회마다 발생했다. 대부분은 대회 종반에나 등장했으나 이번에는 대회 초반부터 불량 메달이 속출하면서 화제가 커졌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120개가량의 메달이 도색이 벗겨지고 녹슬어 크게 지적받았다. 도쿄 올림픽은 유독 메달 코팅이 잘 벗겨지고 변색돼 교환을 요청한 사례가 100건을 넘었다. 유독 은메달 문제가 심각했다. 광택을 잃고 까맣게 변해 메달리스트들의 불만을 샀다.
2024 파리 올림픽 메달은 눈에 띄는 마모와 손상으로 악명이 높았다. 프랑스 수영 선수 클레멘트 세키는 혼계영에서 따냈던 자신의 동메달이 악어 가죽처럼 갈라졌다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파리 올림픽 메달을 제작한 파리조폐국은 대회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메달 200개 이상을 교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번 올림픽도 대회가 끝날 때까지 메달 교체를 원하는 선수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원회는 메달의 문제점을 찾았다면서 “메달에 문제가 생긴 선수들이 적절한 경로를 통해 반납하면 즉시 수리해주겠다”고 응답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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