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알바했다 가해자로···인천 ‘인현동 화재’ 희생자, 26년 만에 보상길 열려

김종목 기자 2026. 2. 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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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자 이지혜양은 ‘하루 알바’를 하다 ‘보상 조례’ 때문에 26년을 ‘사고 가해자’로 분류됐다. 인천 중구의 조례 개정을 두고 어머니 김영순씨는 “이제 마음의 짐을 조금 덜었다”고 말했다. 유치원 소풍 때 인천 천마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녀(왼쪽 사진)와 1999년 봄 인천대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녀. 김영순씨 제공

중구, 권익위 권고에 “조례 개정”
고 이지혜 학생 어머니 김영순씨
“26년, 죄인 아닌 죄인처럼 살아
편히 지내라 말할 수 있어 다행”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로 숨졌으나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이지혜양(사망 당시 16세)이 참사 발생 26년 만에 보상을 받는다.

인천 중구가 ‘인천시 중구 인현동 화재사고 관련 보상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알렸다고 연합뉴스가 11일 보도했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최근 권익위가 오랜 세월 희생자 인정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이지혜 학생의 명예회복을 위해 중구가 제도적 지원에 나서줄 것을 권고했다”며 “이제는 그분들의 눈물을 닦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중구는 인천시와 중구의회 등 관계기관과 ‘인천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 관련 보상 조례’ 개정 절차에 들어간다.

참사는 1999년 10월30일 일어났다. 중구 인현동 한 상가 건물 지하에서 난 불이 2층 호프집으로 번졌다. 15분 동안 55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79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중구는 이듬해 보상 조례를 제정하면서 ‘화재사고의 실화자와 가해자이거나 그 종업원과 건물주 및 공무 수행 중인 자’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희생자 중에선 ‘하루 알바’였던 이양만 ‘종업원’이라는 이유로 보상 대상에서 배제됐다. ‘사고 가해자’로 분류된 것이다.

이양 어머니 김영순씨는 기자와 통화하며 “26년을 죄인 아닌 죄인처럼 살았다. 권익위 권고 이후에도 마음을 조아리며 하루하루 기다렸다. 이제 마음의 짐을 조금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중 (저세상에서) 지혜를 만나면 ‘엄마가 해결했다. 이제 마음 편하게 지내라’라고 말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김씨와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김 중구청장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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