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상경하애(上敬下愛)- 차상호(문화체육부장)

차상호 2026. 2. 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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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은 매년 대학교수들의 추천을 받고 심사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정해 발표하고 있다. 최근의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2019년 공명지조(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 2020년 아시타비(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 2021년 묘서동처(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 2022년 과이불개(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2023년 견리망의(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

▼2024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도량발호(跳梁跋扈)’였다. ‘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비상계엄 선포’가 있기 전인데 마치 미리 예견이나 한 듯한 사자성어였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도량발호를 추천한 교수는 “권력자는 국민의 삶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데 권력을 선용해야 함에도, 사적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추천 이유를 전했다.

▼‘2025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변동불거(變動不居)’는 ‘주역’의 ‘계사전’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교수신문은 대학교수들이 변동불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이유 중 하나로 “민주주의는 느리지만 결국엔 발전한다는 격언을 몸소 체험했던 한 해”라는 평을 전했다. 신문은 ‘항상 변화한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겠으나 그 변화를 겪어야 하는 주체는 힘들다’는 안타까움도 함께 전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흑백요리사2’의 후덕죽 셰프가 말한 ‘상경하애(上敬下愛)’를 꼽고 싶다.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라’는 뜻이겠으나, 후 셰프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하기 싫은 일을 갖다가 괜히 또 부하를 시키지 마라. 내가 하기 싫으면 부하도 하기 싫지 않겠나.”라며 상경하애를 얘기했다. 후배를 믿고 맡기고, 허드렛일을 자처한 그의 말이 와닿는다.

차상호(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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