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업무 직원에게 창고 정리 업무, 주한파나마대사 ‘직장내 괴롭힘’ 인정

이수연 기자 2026. 2. 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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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주한파나마대사의 직장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주한대사가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비야누에바 마르티넬리 디에고 주한파나마대사가 근로기준법 76조의2 '직장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지난 3일 과태료 500만원 부과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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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신청하자 각종 불이익 … 주한대사 괴롭힘 첫 인정, 과태료 부과 ‘이례적’
▲ 비야누에바 마르티넬리 디에고 주한파나마대사(오른쪽) <자료사진 해양수산부>

고용노동부가 주한파나마대사의 직장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주한대사가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비야누에바 마르티넬리 디에고 주한파나마대사가 근로기준법 76조의2 '직장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지난 3일 과태료 500만원 부과를 통보했다.

개인노트북 사용 제한에 지문등록도 삭제

사건은 육아기 단축근로 신청을 앞둔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하면서 시작됐다. 2013년 주한파나마대사관에 입사해 상선팀에서 영사업무를 맡아온 ㄱ씨는 지난해 2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기 전날 기존 업무에서 제외돼 지하 창고에서 폐기서류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ㄱ씨는 이 대사관에서 처음으로 해당 제도를 신청한 사람으로, 4개월 전인 2024년 10월부터 신청 의사를 밝혀왔다.

이후 ㄱ씨는 컴퓨터 등 업무기기 없이 수작업을 요구받았고, 개인 노트북 사용도 제한됐다. 기존 근무 공간이던 3층 출입 권한도 즉시 박탈됐다. ㄱ씨는 이를 보복성 인사로 보고 지난해 2월21일 대사와 대사 비서 등을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ㄱ씨는 이를 언론에 제보하며 대사관 내부와 문서를 촬영한 사진을 보냈는데, 지난해 3월6일 보도에는 모자이크 처리된 문서, 지하 공간에 쌓인 서류 상자 등이 담겼다.

대사관은 보도 이틀 뒤 폐기서류 정리 업무 대신 1층 리셉션 업무를 지시했다. 이후 대사관쪽은 ㄱ씨가 언론사에 내부 자료를 제공한 것과 관련해 "근로계약서상 보안·비밀유지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대기발령을 명령했다. 뒤이어 직장내 괴롭힘 분리 조치 등을 이유로 대기발령을 5개월간 7차례 연장했고 ㄱ씨는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직을 권고받았다. 대사관은 지난해 9월 보안·비밀유지의무 위반을 사유로 ㄱ씨를 해고했다.

"잇단 근무지 변경, 근무환경 악화시켜"
대사관쪽,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판정 불복

서울노동청은 대사가 ㄱ씨 기존 근무지인 3층 지문 등록을 즉시 삭제하고, 근무지를 잇달아 변경한 조치를 일시적인 업무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보고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사관쪽의 대기발령 처분은 직장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분리 조치 및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혐의 없음'으로 행정 종결했다.

통상 외교관과 그 가족은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주재국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받는다. 그러나 직장내 괴롭힘은 외국의 주권적 행위와 관련이 없어 이러한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직장내 괴롭힘이 과태료 처분까지 내려진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비엔나협약 31조3항에 따라 강제집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고를 둘러싼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올해 1월 대사관쪽의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앞서 대사관쪽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해 왔다. 이에 지노위는 재판권 행사가 외국의 주권적 행위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에 불복한 대사관쪽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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