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내놔도 안팔려”…원도심 단독·다가구 '찬 바람'
2021년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
거래 급감·가격 정체 현상 반복
고령 소유주 출구 막혀 '난감'

인천지역 단독·다가구 주택 시장에서 거래 급감과 가격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며, 원도심 노후 주거자산의 구조적 위험이 드러나고 있다. 주택 유형 변화나 일시적 침체로 보기에는 거래 위축 폭과 기간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하면 지난 1월 인천 단독·다가구 주택 매매는 59건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 75건보다 줄었고, 2021년 1월(287건), 2020년 1월(286건)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 2006년 이후 1월 기준 거래량을 놓고 보면 지난달보다 낮았던 때는 2023년(57건)이 유일하다. 2018~2019년 1월에도 200건 안팎의 거래가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 위축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다.
최근 월별 흐름에서도 하락세는 명확하다. 202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 120건 안팎을 유지하던 거래량은 하반기 들어 80~90건대로 내려앉았고, 겨울 진입하며 60건 정도로 급감했다. 계절적 비수기를 고려해도 거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주목할 부분은 거래가 급감하는 동안 평균 매매가격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거래 감소는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지만, 인천 단독·다가구 시장에서는 가격이 내려오지 않은 채 거래만 사라지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가격이 방어되고 있다기보다, 매도자들이 더 이상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지점에 이르며 거래 자체가 멈춰 선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 인천은 2024년 12월 4억3225만원이던 단독·다가구 평균매매가격이 지난해 말 4억2718만원으로 1년 새 1.2% 감소했다.
단독·다가구 주택은 인천 원도심에 집중돼 있고, 이런 배경에 소유자 상당수는 60~80대 고령층이다. 임대 수익이나 매각을 통한 현금화, 재개발·재건축 기대가 노후 자산 운용의 핵심 축이었다면, 이제는 거래가 막히면서 출구가 사실상 봉쇄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평구 한 공인중개사는 "특정 재개발 기대가 남아 있는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매수 수요가 따라붙지 않고 있다. 갈수록 아파트 중심 시장이 굳어지면서 가격 조정도 거래 회복도 이렇다 할 신호가 없다"며 "단독·다가구 내놓으러 오시는 분들 보면 거의 노인들이고 각자 사정에 현금이 필요하신 경우가 많다. 집이 몇 년씩 안 팔리고 묶여 있으니 다들 속들 끓이고 계신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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