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세상이 빙글빙글"...1년 내 30% 재발하는 '이 병' [이거 무슨 병]

성민서 2026. 2. 1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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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성형 AI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요. 너무 어지러워서 그대로 주저앉았어요"

단순 피로나 빈혈로 넘기기 쉽지만, 어지러운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석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특히 고령층에서는 낙상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90% 이상 호전되지만, 잘못된 치료 방법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1년 이내 재발률이 30% 안팎에 달하는 만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매년 40만명 진단... 여성이 70%

귀 속의 전정기관 안에 존재하는 수만 개의 작은 이석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미세하게 이동하면서 신경을 자극해 뇌에 몸의 기울기와 방향 등의 정보를 전달한다. 이석증은 이러한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실제와 다른 신호를 뇌에 전달함으로써 갑작스러운 회전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지럼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8년 102만8058명으로 처음 100만명을 넘어선 뒤 2022년에는 114만9215명을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30~40%에 해당하는 약 40만명이 이석증으로 진단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자의 약 70%는 여성으로, 특히 중년 이후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

이석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가장 흔한 원인은 외상이다. 대한평형의학회 다기관 연구에 따르면 이석증 환자의 약 15%가 두부외상이나 내이질환 후 이차적으로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나 머리를 부딪힌 경험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노화 역시 이석증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40~50대 이후 이석증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는 나이가 들면서 내이의 혈액순환이 나빠져 이석기관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칼슘 대사에 관여하는 여성호르몬 변화도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문에 갱년기, 임신 등 호르몬 변화를 크게 겪는 여성에게서 이석증이 생기기 쉽다. 칼슘이 뼈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골밀도가 낮아져 이석 역시 더 쉽게 부서지거나 이탈하게 된다.

이석증의 주요 증상 5가지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이석증을 발견할 수 있는 첫 번째 신호는 자세 변화 시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다. 특히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나 새벽에 뒤척일 때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든다. 이는 단순 빈혈과 달리 회전성 어지럼증이 특징이다.

증상은 1분 이내로 짧게 지속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오래 지속되는 메니에르병이나 전정신경염과 달리, 이석증은 수초에서 1분 정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구역질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속이 메스꺼워지고, 경우에 따라 구토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발병 초기에 구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때문에 식욕 저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머리를 움직이는 특정 자세에서만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도 중요한 단서다. 세수하려고 고개를 숙일 때, 높은 선반의 물건을 꺼내려 고개를 들 때,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처럼 머리 움직임과 연관돼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또한 한쪽으로 누웠을 때 증상이 더 심하다면 이석증을 더욱 의심해야 한다. 이석이 떨어진 쪽 귀를 아래로 하고 누우면 어지럼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자가치료는 금물… 재발 막으려면 '생활습관 개선'
이석치환술. /사진=파이낸셜뉴스 DB

이석증은 유독 자가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질환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자가 임의로 머리 위치를 바꾸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따르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이석을 제자리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이다. 이는 환자의 머리와 몸의 방향을 단계적으로 바꿔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간 이석을 다시 전정기관으로 유도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외래에서 비교적 간단히 시행할 수 있으며, 대부분 한두 차례 시술만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이석의 위치와 침범한 반고리관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 후 의료진에게 시술을 받아야 한다. 임의로 따라 하는 자가 시행은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석증은 약이나 영양제 등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아니다. 어지럼증 완화제나 항구토제는 증상이 심할 때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탈한 이석을 원위치로 돌려놓지는 못한다.

다만 이석증은 재발률이 47%에 이를 정도로 높은 질환이므로 비타민D 등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 섭취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흡연과 과도한 음주, 카페인 섭취 등 혈액순환을 저해하는 요인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일부 환자들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움직임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골밀도를 유지해 이석증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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