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구·경북 행정통합 원칙적 찬성”…권한 이양·재정 지원 전제 강조
특례·균형발전 장치 담은 통합 특별법 국회 심사 본격화

국민의힘이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통합의 속도전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며 중앙정부 권한의 대폭 이양과 재정 지원 등 실질적 내용이 담보돼야 한다는 조건을 분명히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행정통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이 의제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 역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을 정도로 행정통합 필요성에 공감해 왔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그러나 "졸속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대구·경북이 통합된다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돼야 한다"며 "재정·예산 문제는 물론이고 각종 인허가 권한 등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이 지방으로 대폭 이양되는 실질적 통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형식적인 조직 통합에 그칠 경우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심사 중으로 12일 전체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법안은 경북도와 대구시를 하나의 광역단체로 통합하고 통합 단체장 선출과 조직·재정 특례, 균형발전 장치 등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와 수도권 집중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 개편이라는 점에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크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통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넓지만 추진 방식과 시기를 둘러싼 온도 차도 감지된다. 일부 인사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도전에 나설 사안이 아니다"라며 주민 의견 수렴과 충분한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합의 당위성과 별개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구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60대 상인은 "대구·경북이 하나로 묶이면 규모의 경제가 생기고 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40대 자영업자는 "통합이 되면 뭐가 달라지는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며 "경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정치권이 통합 얘기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행정 중심이 대구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통합 이후 행정·재정 권한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 오히려 소외감이 커질 수 있다"며 "균형발전 장치가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통합의 성패가 '권한과 재정'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이성근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는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며 "국가 사무의 과감한 이양과 재정 자율권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기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민투표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통합의 안정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쟁점은 '통합 자체'보다 '어떤 통합이냐'에 모이고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특례 범위와 권한 이양 수준, 재정 지원 방식이 어떻게 조율되느냐에 따라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