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질서 닥쳐오는데 정부도 민간도 준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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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용 노동정책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둔 민관의 대응 역량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11일 서울경제신문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AI와 노동연구회' 위원 등 고용노동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AI 시대 고용 노동정책 대응 수준을 물은 결과 '못함'이 40%로 '잘함(33.3%)' 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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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구조 재편’ 고민 안보여
취약계층·실업문제 대응 필요

국내 고용 노동정책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둔 민관의 대응 역량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고용시장에 경험하지 못한 충격을 줄 것이 뻔한데 이를 흡수해야 할 안전망은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AI와 휴머노이드 시대의 고용 위기와 불평등 심화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노동계·경영계·정부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서울경제신문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AI와 노동연구회’ 위원 등 고용노동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AI 시대 고용 노동정책 대응 수준을 물은 결과 ‘못함’이 40%로 ‘잘함(33.3%)’ 보다 많았다. ‘보통(26.7%)’을 ‘못함’과 합치면 10명 중 7명꼴로 ‘보통 이하’라고 박한 평가를 한 셈이다. 이들은 AI 시대 일자리 상실, 부의 재분배 실패, 취약 계층 충격 등에 대비할 정책이 미흡하다고 나타났다.
민간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보통과 못함’이 73.3%로 ‘잘함(26.7%)’을 세 배 가까이 앞섰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수는 “AI와 산업 전환은 정부가 단기 대응책을 내서 해결되지 않을 구조적인 문제”라며 “사회안전망 보강이 시급한데 정부는 사업주 지원 등 한시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교수도 “정부는 국가전략, 기본법 제정, 산업 육성 대책 등 AI 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이라며 “AI를 새로운 생산 체계가 아니라 첨단기술 산업으로만 다루면서 AI 시대 노동시장과 고용 구조 재편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인식은 정부가 우선해야 할 정책 과제에 대한 답변에서도 드러난다. 직업 훈련(38.5%)이 첫손에 꼽았으며 이어 일자리 감소 대응(23%), 산업구조 전환 대응(19.3%), 취약 계층 보호(15.4%)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차원을 넘어 AI 도입으로 해체되고 재편되는 직무 구조에 맞춰 인간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산업구조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응답자 중 한 명은 “AI 시대 근로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달라졌다”며 “필요한 직업 훈련을 먼저 정하고 대량으로 학습하도록 하는 (기존의) 직업 훈련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교수는 “평생 직장에서 평생 고용으로 변화된 만큼 직업훈련이 국민의 보편적 권리로 인정되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전원은 “AI 시대 대응을 위해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설문에 참가한 한 교수는 “주요국은 AI 시대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며 “노사를 넘어 사회 전체가 공동 결정·책임 원칙으로 큰 틀의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독점기업의 사적 이윤 추구는 사회 공공선과 노동권 보호이라는 원칙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와 같은) 민주적인 형태를 통해 기술이 공동체의 발전에 봉사할 수 있는 방식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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