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신 피자, 지방 대신 사진 OK”…‘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 보니

김미혜 기자 2026. 2.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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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의 의미는 살리되 현대 사회의 변화에 맞춘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이 제안됐다.

센터는 "차례상이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정을 나누는 매개가 돼야 한다"며 "전통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 의미가 있는 만큼, 올 설 명절이 조상을 기리는 마음과 함께 가족 간 화합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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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학센터, 고증 바탕 차례 예법 발표
정통성 존중·가족 중심 명절 문화 회복
홍동백서·조율이시…문헌 근거 불명확
“전통, 변화 속 살아 움직일 때 의미 있어”
차례는 본래 떡국이나 송편과 과실 3~4가지를 올리는 간소한 의례였으나 설과 추석이 주요 명절이 되면서 차례상도 점차 풍성해지고, 과도한 준비와 비용 부담으로 명절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의 의미는 살리되 현대 사회의 변화에 맞춘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이 제안됐다. 과도한 형식과 부담에서 벗어나 가족 간 화합과 명절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산하 한국예학센터는 11일 예학 연구 고증을 바탕으로 한 차례 예법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제안은 차례 준비로 인한 갈등과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통의 정통성을 존중하고 가족 중심의 명절 문화를 회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차례는 본래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의 약식 제사로, 떡국이나 송편과 함께 과실 3~4가지를 올리는 간소한 의례였다. 농경사회에서 중요하던 시제사가 산업화 이후 약화하면서 설과 추석 차례가 주요 의례로 자리 잡았고, 두 명절이 법정공휴일 지정되며 가족이 함께 모이는 큰 행사로 확대돼 차례상도 점차 풍성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과도한 음식 준비와 비용 부담이 명절 갈등의 원인으로 지적되며, 차례를 생략하거나 음식 가짓수와 양을 줄이고 조리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대체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센터는 “형식에 얽매여 차례를 정식 제사처럼 차리는 것이 오히려 가족 화목을 해칠 수 있다”며 “얼마나 많이 차렸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정성을 담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학 연구 고증을 바탕으로 한 현대 맞춤형 설 차례상 차림. 한국예학센터

흔히 알려진 홍동백서(紅東白西)나 조율이시(棗栗梨枾) 등 일부 격식도 문헌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전통 예서에서도 과일의 종류나 위치를 엄격히 규정한 바 없으며, 유교의 핵심 가치 또한 시대와 상황에 맞는 마땅함을 찾는 시중(時中)의 정신에 있다.

이에 따라 센터는 현대 가정을 위한 실천 방향으로 ▲떡국을 중심으로 4~6가지 음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 ▲노동력이 많이 드는 전 요리는 필수가 아니라는 점 ▲조상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이나 현대적인 과일도 정성의 표현이 될 수 있다는 점 ▲한자 지방 대신 조상의 사진을 모셔 가족 간 추억을 나누는 방식을 제시했다.

성묘 역시 차례 이후에 하거나 차례 없이 바로 다녀오는 등 가족 간 논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하면 된다.

센터는 “차례상이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정을 나누는 매개가 돼야 한다”며 “전통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 의미가 있는 만큼, 올 설 명절이 조상을 기리는 마음과 함께 가족 간 화합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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