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위에 HBM 쌓는다…AI칩 패권 잡을 히든카드 꺼낸 삼성
GPU에 쌓는 zHBM 등 전략 쏟아내
맞춤형 HBM도 2~3배 성능 기대
HBM4 곧 출하…“고객사 아주 만족”
하이닉스는 400배 빠른 AI R&D

삼성전자(005930)가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4배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메모리 신기술 개발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최신 칩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HBM(HBM4)을 공급하는 데 이어 현행 HBM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 개발에도 선제적으로 나서 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 등과 경쟁에서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인 ‘세미콘 코리아 2026’의 기조연설을 맡아 “HBM 자체를 Z축으로 올리는 방식인 ‘zHBM’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HBM4보다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4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HBM4를 포함한 현재 HBM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옆에 나란히 연결돼 AI 연산을 보조하는 형태다. HBM을 GPU 옆으로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대신 GPU 위, 즉 z축 방향으로 HBM을 쌓아올려 GPU와 HBM 간 연결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 zHBM이다.
삼성전자가 앞서 zHBM 관련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한 데 이어 공식 석상에서 기술 개발 계획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날 행사는 핵심 고객사 엔비디아와 경쟁사 SK하이닉스를 포함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550개사 임원급이 한데 모인 자리다. 삼성전자가 HBM4에 경쟁사보다 앞선 6세대(1c) D램 첨단 공정 기반 베이스 다이를 적용한 데 이어 신기술 확보에서도 앞서가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공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커스텀(맞춤형) HBM(cHBM), 기존 실리콘을 대체할 신소재 기반 산화물 반도체, D램 접합 신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도 개발할 방침이다. cHBM은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마이크로소프트(MS) ‘마이아’ 등 빅테크들이 GPU 대항마로 개발 중인 맞춤형 반도체(ASIC)에 대응하는 기술이다. HBM도 맞춤 설계가 필요해진 것이다. cHBM은 삼성전자 자체 테스트에서 기존 HBM보다 2~3배 높은 성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신기술 전략을 쏟아낸 배경에는 글로벌 메모리 주도권 경쟁 격화가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가 다시 주력 반도체 사업으로 부상하자 SK하이닉스가 가진 주도권 탈환에 매진하는 입장이 됐다. 엔비디아용 HBM 점유율에선 SK하이닉스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인텔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사이메모리는 이달 초 HBM에 대항할 ‘Z앵글 메모리(ZAM)’ 개발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신기술 대응 방침을 세운 가운데 특히 ‘AI 과학자’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성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송 사장에 이은 기조연설에서 “인력을 동원해 데이터베이스와 논문 같은 자료를 탐색해 반도체 신물질을 탐색하는 기존 연구개발(R&D) 방식으로는 2년 간 200종 정도 물질을 찾을 수 있었다”며 “반면 AI를 도입한 결과 작업 시간을 기존 대비 400분의 1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엔비디아와도 협력해 (AI 모델) ‘피직스 니모’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SK AX의 ‘AI 물성 예측 시스템(AIPS)’을 도입해 소재 합성 실험 시간을 75% 단축하고 비용은 연간 3억 2600만 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다. AIPS는 반도체 소재의 구성물질인 전이금속 29종을 학습해 85% 정확도로 물성을 예측해내는 솔루션이다.
이 부사장은 “AI 시대에 걸맞게 AI 기반 R&D 방식 도입을 검토해 봐야한다” 면서 “반도체 특성상 지식재산(IP) 보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데 AI 시대에는 데이터를 (외부 협력사와) 어떻게 공유할지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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