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m 과녁 향한 ‘0.1cm의 승부’… 광주 신궁들의 금빛 도전
과녁 10점 표적 지름 고작 12.2cm
하루 평균 500~600발씩 훈련
주장 이수연 “올림픽 3관왕 목표”
유망주 남가형·남지현도 맹훈련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목에 걸겠습니다."
모든 스포츠는 현장과 중계 화면 사이에 큰 이질감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종목은 단연 '양궁'이다. 선수들이 바라보는 과녁의 지름은 122cm지만, 정작 승부를 가르는 10점 표적의 지름은 고작 12.2cm에 불과하다.
세계양궁연맹(WA) 표준 규정에 따르면 리커브 종목의 사거리는 70m다. 까마득히 먼 거리에서 쏘아 올린 화살은 단 0.1cm 차이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태극마크의 자격마저 결정짓는다. 이 냉정한 프로의 세계, 극악의 확률을 뚫고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신궁의 도시' 광주의 자존심, 광주여대 양궁부다.
최근 찾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 양궁부 훈련장은 한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활시위 소리로 가득했다. 선수들은 오전과 오후는 물론 야간 훈련까지 강행하며 하루 평균 500~600발의 화살을 과녁에 꽂아 넣고 있다.
올해 팀의 주장을 맡은 이수연(23) 선수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선배들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아 양궁을 시작했다"며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양궁 명문인 광주여대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이수연은 이미 검증된 실력자다. 지난 '2025년 전국체전' 양궁 개인전 60m에서 360점 만점에 347점을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당시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사격 자세를 유지한 덕분에 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감독님이 뒤에 계셔서 더 자세에 신경 썼던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유지력'을 꼽았다. 이수연은 "한번 10점을 맞히기 시작하면 그 감각을 잃지 않고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내 강점"이라며 "물론 흔들릴 때도 있지만 평정심을 찾기 위해 부단히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목표는 명확하다. 다가오는 전국체전 단체전 금메달, 그리고 올림픽에 출전해 3관왕을 달성하는 것이다.

올림픽 무대를 꿈꾸는 것은 주장뿐만이 아니다. 2학년 남가형 선수는 지난 전국체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남가형은 "지난해에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국가대표에 승선해 올림픽 출전까지 넘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신입생의 패기도 만만치 않다. 올해 입단한 막내 남지현(20) 선수는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남지현은 "초등학생 때부터 양궁에 흥미를 느꼈다. 롤 모델인 임시현 선수처럼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하고 싶다"며 "올해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 꼭 입상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하지만 광주여대 건각들은 0.1c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오늘도 묵묵히 활시위를 당긴다. 광주의 딸들이 세계 양궁의 중심에 우뚝 설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