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최초 보도…경북도·구미시 반도체 팹 유치 공식 발표, 전기·물 부족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대안은 ‘경북 구미’

신승남 기자 2026. 2. 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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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반도체 팹 후보지로 ‘구미’ 공식 제안
지방투자 300조 시대, 수도권 한계 속 ‘전력·용수·부지’ 갖춘 구미를 반도체 팹 후보지로
김장호 구미시장이 1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경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반도체 팹의 구미 투자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미시청 제공
김장호 구미시장이 11일 경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반도체 팹의 구미 투자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미시청 제공

경북도가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새로운 심장부로 '경북 구미'를 공식 제안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1일 경북도청에서 김장호 구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관련 기업들에게 글로벌 초격차를 완성할 반도체 팹(Fab) 최적지로 모든 것이 이미 준비된 곳이 경북 구미라며 전략적인 투자 유치 제안을 공식화했다.

이는 본지가 지난해 12월16일 1면에 최초 보도한 '반도체산업 탈 수도권 구미가 기회 잡아야'와 궤를 같이한다. 본지는 당시 보도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가 최대 16GW에 달하고, 수도권 전력망의 한계를 감안할 때 추가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송전선로 건설이 필수적이지만 주민 반발로 여의치 않다"고 지적하고 "전북 등을 중심으로 지방 분산 배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전기와 용수 등 반도체 팹 신설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구미가 반도체 팹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를 위해 경북도가 전북도 등과 정책 공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5년간 300조 원 규모 지방 투자 계획에 선제 대응

경북도와 구미시는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1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발표된 향후 5년간 300조 원 규모 지방 투자 계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지사는 "대통령의 '5극 3특' 체제 구상과 기업의 결단을 적극 환영한다"며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전력과 용수 부족이라는 한계에 부딪힌 지금, 풍부한 기반시설을 갖춘 경북 구미가 국가 균형발전과 기업의 투자 효율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첨단 파운드리 팹 한 곳이 상시 사용하는 전력은 300~500㎿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계획된 공장 수십 개가 모두 가동될 경우 총 전력 수요는 최대 16GW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수도권 내 신규 발전소 건설이 환경 규제와 주민 반발로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일한 해법은 비수도권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초고압 송전망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국 곳곳에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지방의 전력을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기존 방식은 물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용수도 하루 평균 100t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한강수계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비하면 경북 구미는 전력과 물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이미 준비된 산업단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 전력 자립도 228%로 전국 1위⋯산업생태계 이미 구축

원전, 화력, 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경북은 전력 자립도 228%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력 생산량이 소비량을 크게 넘어서면서 5만6천GWh에 달하는 여유 전력을 보유해 대규모 팹을 추가 운영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의 최적지로 영덕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영덕이 후보지가 확정될 경우 전력 생산량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특히 구미는 자체적으로도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국가산단 내 전력 공급 용량은 이미 대규모 전자·소재 기업을 감당하고 있으며, 한국서부발전의 LNG 복합화력발전소(501.4㎿)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즉 용인 클러스터처럼 전력을 끌어오는 산업단지가 아니라, '전력이 이미 존재하는 산업 입지'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구미는 낙동강의 풍부한 수량을 이용해 하루 32만8천t의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공급 능력의 23%인 7만5천여t만 사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폐수 처리량도 50%의 여유가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불과 10㎞ 거리 안에 구미국가5산단 2단계 168만 평과 함께, 장천면 일원에 조성 중인 30만 평의 일반산업단지도 언제든 제공할 수 있다. 반도체는 대부분 항공편을 통해 수출하는 데 신공항과의 거리가 가까워 글로벌 물류에도 탁월한 입지다.

여기에 반도체 소재·부품산업과 방위산업이 집적해 있어 기업은 언제든지 몸만 오면 되는 수준의 완벽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경북도·구미시, 행정 및 재정 역량 총동원 방침

기업이 구미로 오기로 결정만 하면 경북도는 입지뿐만 아니라 전력, 용수, 인허가, 인력 양성까지 기업이 투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과 재정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이철우 지사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탈피하고, 지방에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려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경북 구미에 반도체 팹을 구축하는 것이 에너지 구조 전환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 반도체 초격차 확보와 국가 균형발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기업의 투자 결단만 있다면, 경북도가 지방 투자 300조 시대의 성공모델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김장호 구미시장도 "이제 반도체산업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전략자산으로, 수도권의 포화상태를 해소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 산업 기반과 인프라가 검증된 구미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경북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가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의 핵심 거점이자, K-반도체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도약해 국가 반도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을 본격화하고 있는 구미시는 반도체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구미 첨단반도체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반도체 소재·부품시험센터를 구축하는 등 실증 인프라와 반도체산업의 초격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급인재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주거·돌봄·교육·근무환경이 결합된 정주환경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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