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주변 패트리엇 배치…“항모 추가 파견 가능” 핵협상 압박

로이터통신은 이날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이달 초 중동 최대 미군 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서 다수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이 M983 고기동성전술트럭(HEMTT)에 실린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을 반(半)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 발사대로 옮겼다는 것은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의 준비 작업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군의 공습 뒤 이란이 미사일로 반격할 경우 이를 요격하기 위한 조치란 뜻이다.
앞서 6일 오만에서 열린 미국과의 1차 핵 협상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2차 협상도 결렬되면 미국이 이란에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美, 추가 항모전단-미사일 등으로 이란 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현재 걸프만에 배치된 에이브러햄링컨 항모전단과 별도의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으로 보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번에는 내가 실제로 군사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이란 측이) 믿지 않았다”며 “그들은 수를 잘못 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대규모 이란 공습에 나섰는데, 당시 무력 충돌 과정에서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본토의 핵시설을 파괴했다. 즉 당시 상황을 상기하며 언제든 기습 폭격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국제 사회의 제재를 피해 불법으로 원유 등 판매하는 선박 집단)을 나포해 이란의 핵심 돈줄을 틀어막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제 유가 급등 등을 우려해 아직까지 실제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과거 협상 때보다 훨씬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이란이 아주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차 협상 결과는 1차 협상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 이란도 美 공습 가능성 대비
이란과의 협상이 잘 풀릴 수 있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미국과 이란 간에는 입장 차가 크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탄도미사일 비축 문제와 무장단체 지원 같은 지역 영향력 확장 전략 역시 협상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 외의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협상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핵 문제를 다루더라도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이처럼 입장 차가 크고, 미국이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란은 최근 공습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8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이란 중부 이스파한 지하 핵시설의 출입구 3곳이 모두 흙으로 덮였음이 확인됐다고 공개했다. ISIS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군기나 특수부대를 이용해 자국 핵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우려해 해당 시설의 입구를 봉쇄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란이 여전히 약 2000기 내외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는 등 만만찮은 군사력을 지닌 것 또한 미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한편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측에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을 거듭 촉구할 것이라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군사 역량 확대에 관한 각종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며 미국 측의 군사 대응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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