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손실' 턴 대우건설, 오히려 원전 기대감 '둥실'

김준희 2026. 2. 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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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지난해 영업손실 8154억·순손실 9161억
지방 미분양·싱가포르 원가율 상승 영향
체코 원전 등 해외 PJ 기대감…주가 훨훨

대우건설이 지난해 815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4분기에만 1조1055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역별 악성 분양 재고와 해외 현장 원가율 상승을 일시에 반영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은 이번 '어닝쇼크'를 '빅배스(Big Bath, 부실요소를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기법)'로 판단하는 추세다. 실제 대우건설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하루 만에 20% 넘게 뛰었다.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와 함께 체코 원전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분양·원가율에 쪼그라든 실적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8조546억원, 영업손실 8154억원, 당기순손실 9161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4분기 영업손실만 1조1055억원에 달한다. 이 분기 매출액은 1조7140억원, 당기순손실은 8781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2조6470억원)보다 35.2% 줄었다.

국내 지방 미분양 물량과 해외 현장 원가율 상승 등이 실적 악화를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푸르지오 디오션, 대구 달서푸르지오 시그니처,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미분양 할인 판매와 해외 싱가포르 도시철도 현장 설계 변경에 따른 물량 증가 영향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시화 MTV 푸르지오 디오션의 경우 계약금액 총액이 3252억원이지만 누적 대금수령금액은 138억원에 그쳤다. 대구 달서푸르지오 시그니처 또한 총액 3165억원 중 대금수령금액은 53억원에 불과했다. 대금수령금액은 공정·분양 진행률 등에 따라 대우건설이 실제 받은 공사비를 의미한다.

싱가포르 도시철도 공사의 경우 현장 상황 변동에 따른 설계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원자재 및 인력 추가 투입 등으로 인해 원가율이 상승했다는 게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비용 증가에 수익성도 '뚝'

원가 상승은 곧 매출총이익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총이익은 2384억원으로 전년 9275억원 대비 74.3% 급감했다. 매출총이익률도 8.8%에서 3.0%로 5.8%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규모까지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2024년 5244억원이었던 판관비는 지난해 1조538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외형도 전 부문에서 쪼그라들었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은 2024년 6조8148억원에서 지난해 5조5084억원으로 19.2% 줄었다. 같은 기간 토목 부문은 2조1704억원에서 1조4041억원으로 35.3%, 플랜트 부문은 1조1386억원에서 8411억원으로 26.1% 감소했다.

수익성이 흔들리자 재무구조도 휘청였다. 대우건설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92.1%에서 지난해 말 284.5%로 92.4%포인트나 상승했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규모가 2024년 4조5440억원에서 지난해 5조1109억원으로 5669억원 증가했다. 그러면서 전체 부채 규모도 8조3244억원에서 9조8839억원으로 1조5595억원(18.7%)이나 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금 유동성 안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일시적으로 부채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사옥 전경./자료=대우건설 제공

비빌 곳은 '원전'

불안 요소를 일시에 털어낸 대우건설이 믿는 구석은 '넉넉한 일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건설 수주잔고는 50조5968억원으로 연간 매출액 대비 6.3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수주 또한 2024년 9조9128억원에서 43.6% 증가한 14조2355억원을 기록했다.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고 있는 자체사업 또한 수익성 회복의 '키'로 꼽힌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서면 써밋 더뉴 △블랑써밋 74 △김포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 △수원 망포역세권 복합개발 △아산 탕정푸르지오 센터파크 △의정부 탑석 푸르지오 파크7 등 자체사업장에서 분양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관련기사:꾸준히 키워온 자체사업…대우건설 '든든'(2025년12월10일)

여기에 체코 원전, 파푸아뉴기니 액화천연가스(LNG) 중앙처리설비(CPF), 이라크 해군기지, 베트남 도시개발사업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들도 실적 회복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관련기사:해외 개척하는 대우건설…'일감 11조' 비결은?(2025년11월26일)

대우건설은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을 따온 한국수력원자력과 올해 중으로 시공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파푸아뉴기니와 이라크에서도 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장도 당장의 실적 악화보다는 이러한 회복 요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장마감 기준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9일 주당 5770원에서 실적 발표 이후 지난 10일 7060원으로 22.4% 뛰었다. 11일 오후에는 74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실적 목표치로 매출 8조원, 신규 수주 18조원을 내걸었다. 내실 경영과 해외시장 확대 전략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6년치가 넘는 일감과 원전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서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규 국가 진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인 만큼 향후 실적 회복세는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kj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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