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 관리 ‘제도 공백’ 지적 잇따라…국가 관리체계 전환 요구
“3대 신경계 질환 중 유일한 무법지대”…환자·가족, 제도 미비 이중고 호소
진료 표준화·전달체계부터 심리·직업 지원까지…국가 차원 종합 대책 필요성 부각

한국뇌전증협회(이사장 김흥동,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지난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세계뇌전증의날 기념식 및 인식개선 세미나'를 열고,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환자 지원 강화를 위한 정책·제도적 과제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이날 행사에는 의료계와 국회, 정부 관계자, 뇌전증 환자 및 가족 등이 참석했다.
'세계뇌전증의날'은 국제뇌전증협회(IBE)와 국제뇌전증퇴치연맹(ILAE)이 제정한 기념일로, 전 세계 140여 개국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김흥동 이사장은 "뇌전증은 장기 치료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지원 한계로 환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뇌전증은 3대 신경계 질환 중 유일하게 관련 법률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뇌전증 관리·지원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예지 의원(국민의힘)도 "뇌전증 환자의 어려움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제도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뇌전증은 공공보건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할 질환"이라며 "정부도 환자 지원과 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행사는 1부 기념식과 2부 인식개선 세미나로 진행됐다. 기념식에서는 '퍼플라이트 어워즈' 시상과 국회 문체위·복지위 위원장 표창, 장학증서 수여식이 열렸다. 2부 세미나에서는 ▲뇌전증 진료 표준화 및 전달체계 ▲동반질환·심리·사회·직업 관리 ▲해외 및 국내 지원체계가 논의됐으며, 김흥동 이사장은 '뇌전증 관리지원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2026년을 국가 차원의 뇌전증 관리 원년으로 선포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뇌전증 당사자는 "환자 중심 정책과 제도 개선 논의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7만 명으로 추정된다. 환자들은 일상생활과 경제활동 제약은 물론 교육·취업·대인관계 전반에서 차별과 낙인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방·진단·치료·연구와 환자 지원, 인식개선, 차별 방지를 포괄하는 국가 차원의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뇌전증 관리 및 뇌전증 환자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