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까지 간 故 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서울고법이 ‘무죄’ 준 까닭은

김임수 기자 2026. 2. 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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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양승오 박사 등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무죄 상고
2심 “박주신 대리신검 허위사실…MRI 직접촬영 인정돼"
“피고인들, 고의성 없어…진실 확인 위해 다각도로 노력”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작은 사진)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박사(왼쪽)와 변호인 차기환 변호사가 2016년 2월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조교수)의 병역 비리 의혹을 둘러싼 재판이 대법원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2016년 시작된 이 재판은 지난 5일 피고인들의 무죄로 10년 만에 끝나는 듯했으나, 검찰의 상고로 계속 이어가게 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 서강 사회지도층병역비리국민감시단 대표, 출판업자 이아무개씨 등에 대한 항소심 무죄 선고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1심 재판에서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이씨만 선거법이 규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후보자 비방 문서를 배부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만원이 선고됐다.

앞서 박주신씨는 2004년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아 2011년 8월29일 공군에 입소했지만 허벅지 통증으로 일주일 만에 귀가 조치됐다. 박씨는 그해 12월 자생한방병원에서 엑스레이와 MRI를 촬영하고, 병무청 재검사를 통해 4급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씨 측이 대리인을 내세웠다는 취지의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됐고,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2월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MRI 공개신검을 통해 여론을 반전시켰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공개신검 이후에도 대리인이나 영상 바꿔치기를 통한 조작이라고 주장했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이 사건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이예슬·정재오·최은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박씨의 병역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생 MRI, 병무청 CT, 세브란스 MRI의 피사체가 동일인이라는 사실은 피고인들 역시 인정하고 있으므로 어느 하나라도 박주신 본인임을 증명하면 된다"라며 박씨가 병무청에서 직접 CT를 촬영한 사실과 세브란스 공개 신체검사에서 직접 MRI를 촬영한 사실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이 MRI상의 골수 비율이나 엑스레이상의 치아 상태, 코중격과 귀모양 등 의학적 특징 등을 근거로 박씨가 아니라고 주장한 데 대해 "그러한 사정들만으로 피사체가 다른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대한영상의학회도 서로 다른 엑스레이 촬영물만으로 피사체가 동일 인물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라며 "박씨가 대리신검을 받아 병역등급변경 판정을 받았다는 취지의 이 사건 각 공표내용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法 "공개신검으로 해소되지 않은 의혹 있어"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허위사실의 공표에 있어 '고의성'은 없었고, 진실로 믿었을 것으로 봤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구성요건의 경우 미필적으로나마 고의의 내용으로서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다는 증명이 필요한데, 검찰 공소사실만으로 고의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자의 병역비리 의혹이 허위라는 것을 인식했거나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공표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박 후보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오히려 피고인들은 검찰의 박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혹에 대해 그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2012년 세브란스병원 공개신검으로 의혹이 전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공개신검을 당일 아침에 공표하고, 촬영 35분 전에 시간과 장소를 알렸으며 병원 의료진과 서울시 관계자들, 서울시청 출입기자 등 10여명만 참여를 허용한 반면 의혹을 제기했던 당사자들은 참여시키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세브란스병원은 공개신검 과정에서 박씨 본인으로부터 주민등록증 등을 교부받아 확인하는 등의 신원확인절차를 거친 바 없다. 또한 자생 MRI와 세브란스 MRI를 판독한 결과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일 뿐, 그 피사체가 박씨 본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찰이 박 전 시장으로부터 고발된 피고인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 수사관이 '세브란스 공개신검 이후 이상 징후를 뒷받침하는 상당히 구체적인 자료가 제시된 반면 서울시장 측은 고소취하 이후 수사기관의 협조요청에 응하지 않고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도 거부하고 있어 압수수색 등 구체적인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수사보고를 했던 점도 피고인들의 허위사실 공표행위의 고의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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