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 경영권 분쟁 전운…‘야금야금’ 지분율 끌어올린 야놀자의 속내는
모두투어 품고 몸값 키워 나스닥 상장 포석?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국내 대표 여행사인 모두투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지분율을 14%대까지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창업주인 우종웅 회장 측과의 지분율 격차는 1.9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야놀자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설명이지만 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선 야놀자가 모두투어와의 결합을 통해 외형을 키워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약 170만 주 매입
11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전날 모두투어의 주식 272만9903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14.44%로 상승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25년 3월 보유지분(5.26%)보다 약 9.18%포인트가 급증한 수치다.
야놀자는 모두투어 지분율을 조금씩 높여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는 지난해 3월 공시 이후에도 같은 해 7월까지 17번에 나눠 1000~1만5000주를 사들였다. 잠잠하던 매수 흐름은 올해 들어 다시 시작됐다. 1월5일부터 매수를 재개한 야놀자는 20거래일 연속 모두투어 주식을 매집했다. 사실상 1월 내내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 기간 사들인 주식 규모는 70만456주다.
이달 들어서도 매수세는 계속됐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거래일 연속 장내 매수를 이어갔다. 이때 확보한 모두투어 주식만 101만2569주다. 특히 지난 5일에는 하루에만 73만3101주를 쓸어 담았다. 올해에만 170만여 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셈이다.
약 1년 만에 10%에 가까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야놀자는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10.92%)을 제치고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 회장과 그 특별관계자의 지분이 16.38%이라는 점에서 우 회장 측이 최대주주 지위는 여전히 갖고 있다.
야놀자 측은 공격적인 매집 행보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보유 주식 수와 관계없이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권리만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권에 영향을 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M&A로 덩치 키운 야놀자, 모두투어도?
업계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기존 모두투어 최대주주인 우 회장 등과의 지분율 격차가 1.94%포인트까지 좁혀졌다는 점에서 전략적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내달 정기 주총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영향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놀자의 과거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야놀자는 2019년 객실관리 시스템 기업 이지테크노시스, 2021년 호텔 솔루션 기업 산하정보기술, 항공·숙박·공연 예약 중계 서비스 기업 인터파크를 인수했다. 그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야놀자 산하 인터파크는 여행 전문 플랫폼 기업 트리플을 흡수 합병하며 2022년 인터파크트리플을 출범시켰다.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왔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야놀자와 모두투어는 2023년부터 패키지 상품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듬해인 2024년엔 인터파크트리플까지 포함해 패키지 여행 상품 활성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패키지 상품 기획력이 뛰어난 모두투어와 여행 플랫폼 야놀자의 전략적 파트너십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파트너사의 지분을 대거 매입하며 양사의 결합을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나스닥 상장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놀자는 2024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미국 나스닥 상장 준비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시장 가치에 공식적인 상장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야놀자는 지난해 12월 △컨슈머 플랫폼(놀유니버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야놀자클라우드) △코퍼레이션(야놀자홀딩스) 등 핵심 계열사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2의 성장 곡선'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관심을 끄는 인사는 야놀자홀딩스를 이끄는 최찬석 대표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최 대표는 2021년 야놀자에 합류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조원 투자를 이끌어낸 인물로 알려진다. 업계에선 야놀자가 투자 부문에 노하우가 있는 최 대표를 앞세워 나스닥 상장에 재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투어 지분 매입도 나스닥 상장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여행 분야의 전통 강자인 모두투어와의 실질적인 결합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지분 매입도 나스닥 상장을 위한 전략적 포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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