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무근"이라더니... 김병기 아들 '이재명 대선 캠프' 출근, 사실로 확인

홍주환 2026. 2. 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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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김병기 의원의 차남이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달 관련 보도가 나오자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뉴스타파가 확보한 물증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김 의원의 차남은 김병기 의원실 전 보좌 직원에게 자신이 대선 캠프에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 의원이 차남과 관련된 의혹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사실무근"이라더니... 김병기의 거짓말 

그동안 김 의원은 뉴스타파 등 언론이 제기해 온 소위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특히 지난해 뉴스타파가 차남 김 모 씨의 대학 편입, 취업 특혜 의혹을 보도하자 김 의원은 '허위 보도'라고 규정했고, 뉴스타파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김 의원은 "아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직업도 밝히지 않으며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진로를 개척했다"고 쓰기도 했다.

지난 1월, 차남이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거 캠프에서 일했다는 TV조선 보도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도에서 TV조선은 2021년 12월 28일 자 민주당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인사 명령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이 자료에 따르면, 대선 캠프 정책 본부에는 김 의원의 차남과 이름이 일치하는 김 모 씨가 있었다. 이에 TV조선은 김 씨가 아버지인 김 의원의 도움으로 대선 캠프에 합류한 게 아니냐며 아빠 찬스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김 의원 측은 "사실무근이다"라며 차남이 대선 캠프에 간 적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의 해명은 거짓이었다. 차남 김 씨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있던 2021년 12월 이재명 후보의 대선 캠프에 들어갔고, 심지어는 김 의원이 단장인 캠프 내 조직에 배속돼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 씨는 별다른 정치 경력, 사회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도움으로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무소속 김병기 의원의 차남(오른쪽)이 지난 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김 의원은 최근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력 제로' 김병기 아들, 이재명 대선 캠프 핵심 부서에 근무

뉴스타파는 2021년, 2022년 차남 김 씨와 당시 김 의원의 보좌 직원으로 이재명 캠프에 파견을 가 있던 A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김 씨는 스스로 대선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2021년 12월 28일, 김 씨가 먼저 A씨에게 "전 오늘부터 자원 봉사를 한다"고 말한다. 이때 김 씨는 직제상 대선 캠프의 정식 직원으로 합류했다. 직책은 팀원이었다.

이 문자를 받은 A씨는 "어디로 출근해요? (민주당) 당사? 용산? (국회의원) 회관?"이라고 묻는다. 그러자 김 씨는 "용산이요!"라고 답했다. 

김 씨가 말한 '용산'이 어디인지는 이후 대화에서 밝혀졌다. 2022년 1월 3일, 이번엔 A씨가 김 씨에게 "오늘 점심 식사 가능하시죠?"라고 문자를 보냈다. 김 씨가 "알겠습니다"라고 답하자 A씨는 "그럼 11시 50분 용산 빌딩 1층에서 봐요"라고 썼다.

용산 빌딩은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빌딩의 이름이다. 2021년 12월부터 이곳에는 이재명 대선 캠프 사무실이 있었다. 김 의원의 주장과 달리, 차남 김 씨가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는 문자가 확인된 것이다.

김 씨가 최초로 일했던 곳은 정책 본부로 이재명 후보의 대선 공약을 전체적으로 설계하는 부서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타파에 "정책 본부는 대선 캠프 내에서도 핵심 부서로 꼽힌다"며 "정치권 경력이 전혀 없다면 가는 게 거의 불가능한 곳이다"고 설명했다.

이때 김 씨는 다니던 미국 대학을 휴학하고, 한국 대학 편입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정치권에서 일해본 경력은 전무했고, 직장 생활을 해본 적도 없었다. 

이에 대해 A씨는 "김 의원이 대선 캠프 관계자에게 부탁해 김 씨가 캠프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아무런 경력이 없는 고졸이잖아요. 그런 분이 정책 본부에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 되죠. 보통은 보좌진, 당직자들이 들어가서 공약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김병기 의원이 직접 의원들, 그리고 본인이 알고 있는 경기도청 출신분들한테 많이 부탁을 하고 다닌 걸로 알아요. 김 의원도 그때 대선 캠프에서 현안대응TF 단장 직책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캠프에서도 김 의원의 부탁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김 씨를 캠프에 받아들인 걸로 알고 있어요.
- A씨 / 김병기 의원 전 보좌 직원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용산 빌딩. 지난 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 캠프 사무실이 있던 곳이다. 무소속 김병기 의원의 차남은 2021년 12월부터 이곳으로 출근했다. 그는 대선 캠프 내 핵심 부서인 정책 본부에서 일했다. 

김병기가 단장인 부서로 간 아들... "정치 경력 만들어주려 했다"

김 씨는 2022년 2월, 대선 캠프 정책 본부에서 현안대응TF로 부서 이동을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당시 현안대응TF 단장은 아버지인 김 의원이었다. 김 의원이 아들을 대선 캠프에 합류시킨 데 이어, 아예 본인이 수장으로 있는 부서로까지 데려간 정황이다. 

2022년 2월 3일 오전 9시경, 현안대응TF 소속이었던 A씨는 김 씨에게 "오늘 13층으로 출근한다면서요? 도착하면 연락 줘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김 씨는 "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현안대응TF는 용산 빌딩 13층에 있었다. 

몇 분 뒤, 사무실에 온 김 씨가 부서 분위기에 적응을 못 한 듯 보였는지 A씨가 다시 김 씨에게 문자를 보내 말을 걸었다. "긴장하지 마시고, 여기가 원래 조금 분위기가 무거운 감은 있어요. 그래도 얼른 적응하실 거예요"라고 썼다. 

김 씨가 "네!"라고 답하고, A씨는 다시 "아무래도 일 많이 하는 데가 원래 분위기가 무거워요. 그래도 오늘은 선대위 차원에서 절반만 출근하라고 해서 가벼운 편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그렇군요. 아래층이랑 또 다른 느낌이에요"라고 답했다. 

이렇게 김 씨는 20대 대선이 끝난 2022년 3월 9일까지 이재명 캠프에서 일했다. A씨는 "김 의원이 아들에게 정치권 경력을 만들어 줄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대선 캠프만 간 게 아니었다. 김 의원이 다른 의원들한테 연락해서 아들을 의원실 인턴으로 쓰게 하려고 하거나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시·구의원으로 공천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어떻게든 길을 만들어서 정치를 시키고 싶기 때문에 대선 캠프에 집어넣었던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김 의원 측에 연락해 김 씨가 어떻게 대선 캠프에 들어간 것인지, 김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등을 물었다. 김 씨에게도 연락해 입장을 물었다. 두 사람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뉴스타파 홍주환 theh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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