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유죄’ 안희정의 정치 행보···피해자 “정계 영향력 행사 안 돼” [플랫][컨트롤+F]


비서 성폭력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정치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는 그가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11일 여성계는 안희정 전 지사의 행보를 규탄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안 전 지사의 등장과 이를 비호하는 정치권의 태도는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심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이며 “가해자의 복귀는 곧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는 폭력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피해자의 견해를 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피해자의 존엄과 일상을 무너뜨린 가해자 안희정은 무슨 낯으로 정치적 교류의 장에 등장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가”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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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도 성명을 내 “피해자에게 또 한 번의 폭력을 가하는 행위이며,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온 성평등과 인권의 기준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며 “지방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출소 후 4년만에 정치 행사…“가해자 환대는 2차 가해”

앞서 안희정 전 지사는 지난 7일 충남 부여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박정현 부여군수 출판 기념회에 참석했다. 박정현 군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 안 전 지사는 이날 객석 첫 줄에 앉았으며, 자신의 이름이 불렸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박 지사와 악수한 데 이어 다른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박정현 군수는 안희정 전 지사가 충남도에 재직할 당시 정무 부지사를 맡았다. 이날 행사에서 박 군수는 안 전 지사를 두고 “사실상 저를 정치하게 만든 사람”, “출판 기념회에 온 것 보니까 너무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눈물이 난다”, “자기가 나를 키워놨으니까 격려 한마디 해주려는 마음으로 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 등이라고 언급했다.
안 전 지사가 정치 행사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출소 후 4년만이다. 박 군수는 오는 12일 충남·대전 통합특별시장 출마선언에 나서는 인물로, 이번 출판 기념회는 정치적 의미를 띈다.
이러한 자리에 안희정 전 지사를 소환한 박정현 군수와 침묵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박정현 군수가 ‘인간적인 신의’를 내세워 가해자를 환대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범계, 장종태, 장철민 등 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음에도 안희정의 행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 민주당은 공당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이러한 자리를 가능하게 한 박정현 군수는 시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하라. 민주당은 안희정의 정치 복귀 시도를 즉각 차단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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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성단체연합은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우리 안 동지, 반갑고 기쁘다’ ‘현장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가해자를 두둔하고 추켜세웠다”며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치인들이 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하고 그의 공적 복귀를 용인하는 것은 피해자의 고통을 지우고 책임을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성폭력에 대한 책임과 반성이 없는 가해자의 공적 복귀 시도를 용인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행비서를 여러 차례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2018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2022년 8월 만기 출소했다. 공직선거법상 그는 출소 후 10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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