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이대형 놓친 SK…'인천 선수 뽑자' 한마디가 부른 '최악의 드래프트'

2026. 2. 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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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시절 송은범. 그는 2003년 1차지명으로 SK에 입단했다. SK 와이번스 제공
2003년 신인 스카우트의 나비효과<하>

2002년 6월 6일, 각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2003년도 신인 1차지명 선수를 제출했다. 이 해부터 연고지 문제로 인해 현대 유니콘스가 1차지명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7개 구단만이 연고지 내에서 1명씩 1차지명을 진행했다.

인천 연고팀인 SK 와이번스는 일찌감치 동산고 투수 송은범을 1차지명으로 확정했다. 1차지명이 정리되자 시선은 자연스럽게 7월 1일에 열릴 2003년도 신인 2차지명으로 옮겨갔다.

전년도인 2001년 SK의 성적은 8개 구단 가운데 7위였다. 이에 따라 SK는 전년도 최하위였던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두 번째로 2차지명 순번을 받았다. ‘전체 2순위’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 앞선 자리다. 그러나 전체 1순위 구단이 먼저 선택을 하고 나면, 2순위는 한 발 차이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2003년 SK 와이번스의 신인 지명...'전체 2순위의 딜레마'

이른바 ‘전체 2순위의 딜레마’는 19년이 지난 뒤에 발생했다. 2022년 신인 2차지명에서 SSG 랜더스는 19년 만에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손에 쥐었다. 2021년 10개 구단 가운데 9위라는 참담한 성적에 따른 보상이었다. 그만큼 그 해 드래프트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컸다.

전년도 최하위팀이었던 한화 이글스가 2022년 신인 2차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1라운드에서 세광고 투수 박준영을, 2라운드에서 순천효천고 포수 허인서를 지명했다. SSG 역시 이들을 높게 평가했다. 물론 전체 1순위는 사전에 윤곽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박준영 대신 광주동성고 투수 신헌민의 지명을 준비하고 있었고, 허인서 역시 1라운드 후반에 타 구단이 지명할 가능성이 있어 백송고 투수 김도현이라는 대안을 마련했다.

다시 2003년으로 돌아가 보면, 신인 2차지명에서 ‘전체 1순위’ 롯데 자이언츠는 광주일고 투수 김대우를 선택했다. 당시 김대우는 송은범, 노경은과 함께 ‘빅3’로 평가받던 대어급 투수였다. 다만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가 뚜렷해 연고 구단인 KIA 타이거즈가 1차지명에서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반면 롯데는 그 리스크를 감수하는 쪽을 택했다.

LG 트윈스 시절의 이대형. 고교 시절 빠른 발로 주목받았던 그를 SK 와이번스도 눈여겨 봤었다. 한스경 자료사진

‘전체 2순위’ SK는 자연스럽게 김대우를 제외한 1라운드 선택에 초점을 맞췄다. SK가 가장 주목한 선수는 순천효천고 포수 이성열이었다. 스위치히터에 장타력을 겸비한 이성열은 포수보다 타격 재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고,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톱 유망주로 꼽혔다. SK 입장에서는 미래의 간판 타자로 키워볼 만한 인재였다. 홈구장인 문학구장이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라는 점 역시 이성열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라운드 구상도 분명했다. 광주일고 외야수 이대형이었다. 당시 이대형은 ‘역대급’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주력을 갖춘 선수였다. 빠른 발만큼은 최고 수준으로,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SK는 1라운드 이성열, 2라운드 이대형을 축으로 한 야수 보강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2차지명을 며칠 앞두고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천 출신 선수들 지명하자" 2차 지명 계획 전면 수정

인천고 왼손투수 정정호를 영입하자는 의견이 내부에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미 동산고 오른손투수 송은범을 1차지명으로 확보한 상황에서, 정정호까지 데려온다면 인천 지역의 좌·우 에이스를 동시에 품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당시 SK는 인천 연고 선수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SK는 2000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했지만, 정작 인천 출신 선수는 극히 드물었다. 창단 첫해 ‘미스터 인천’ 김경기를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려왔고, 2001년에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인천고 출신 내야수 정경배를 영입했을 뿐이었다. 이후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천 지역에서는 신인 드래프트 때마다 ‘인천 팀인데 인천 선수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왔고, 이는 구단으로서도 외면하기 어려운 부담이었다.

한화 이글스 시절의 이성열. 그는 장타력을 가진 스위치 히터로 프로 입단 당시 많은 구단의 주목을 받았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런 상황에서 정정호는 상징성과 전력 보강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카드였다. 청소년대표팀 출신으로 평가도 좋았고, 1라운드 지명이 아니면 데려올 수 없는 선수였다. 결국 SK는 기존의 야수 중심 지명 구상을 접고, 2003년 신인 2차지명 전략을 완전히 수정하는 결단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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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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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③ 의리의 '어린왕자' 김원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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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⑤ 박수 칠 때 떠난 트레이 힐만의 시스템 야구
    1. • "Yes" 단 한마디...오타니 키운 니혼햄이 SK에 힐만 감독 강력 추천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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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⑥ 김하성을 밀어낸 최고의 재능 박효준
    1. • 김하성을 밀어낸 박효준의 재능...그를 위해 준비한 역대 야수 최고 계약금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122406420005579)
    2. • '오타니 프레젠테이션'으로도 잡지 못한 박효준...그가 KBO에서 뛰었다면?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123108410000751)
  7. ⑦ SK는 왜 류현진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1. • KBO 레전드 류현진이 신인 1차지명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이유는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10709430002230)
    2. • 류현진을 잡았다면 'SK 왕조'는 없었다?...얽히고설킨 기묘한 운명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11316020005129)
  8. ⑧ 황금세대 1982년생의 스카우트 전쟁
    1. • 주사위 던져 이기면 선수 ‘찜’…낭만적이었던 LG- 두산의 스카우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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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첫해 1군 못 뛸 실력"…감정싸움 끝에 LG 입단해 19시즌 지킨 '원클럽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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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⑨ 2003년 신인 스카우트의 나비효과
    1. • 2003년 SK엔 한화 문동주·김서현·황준서·정우주 못지않은 '영건'들이 있었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03151500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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