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초기 시장 오판 딛고 반격…삼성, ‘비스포크 AI 스팀’으로 中 아성 깬다

심화영 2026. 2. 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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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품 판매는 끝”…AI 구독클럽으로 패키지 서비스

“단품 판매는 끝”…AI 구독클럽으로 패키지 서비스

삼성전자가 한국 가정에 최적화된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심화영기자
삼성전자가 한국 가정에 최적화된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심화영기자
11일 서울 삼성 강남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시연 장면. 삼성전자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가 최대 45㎜ 높이의 단일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이지패스 휠’을 활용해 움직이고 있다. 심화영기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이제는 성능만의 싸움이 아니다. 설치부터 관리, 보안까지 ‘생태계’로 승부하겠다.”

11일 서울 서초구 강남 삼성에서 열린 2026년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발표회에서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중국 브랜드가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흡입력·위생·보안의 삼박자를 갖춘 K-로봇청소기로 안방 시장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등 중국 업체들이 약 60~70% 점유율을 차지하며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중국 업체 비중은 60% 안팎에 달한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24년 올인원 제품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이미 형성된 ‘중국 강세’ 구도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국내 시장 기준을 다시 세우겠다”며 재도전장을 냈다.

“파스칼이 아니라 와트”…흡입력 논쟁에 정면 대응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은 울트라·플러스·일반형 3개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이 중 울트라·플러스 모델은 최대 10W(와트) 흡입력을 구현했다. 삼성전자 설명에 따르면 이는 전작 대비 최대 2배 수준이다.최근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흡입력을 ‘파스칼(Pa)’ 단위의 진공도로 홍보하는 중국 업체들과, ‘와트(W)’ 기준을 내세우는 삼성·LG 간의 해석 차이가 논쟁이 돼왔다.

문 부사장은 “진공도는 유량이 없는 막힌 상태에서 모터 압력을 측정하는 값으로, 실제 흡입력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낮다”며 “우리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흡입력(W) 기준으로 소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행 성능도 강화했다. 최대 45mm 단일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이지패스 휠’을 적용했고, 전방 보조휠을 통해 몸체를 들어 매트나 문지방을 보다 안정적으로 통과하도록 했다. 벽면과 구석을 밀착 청소하는 ‘팝아웃 물걸레·사이드 브러시’도 새롭게 탑재했다.

전면 RGB 카메라와 적외선(IR) LED를 활용해 물처럼 투명한 액체까지 인식하는 ‘AI 액체 인식’ 기능도 내세웠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인식률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위생 관리 기능도 전면에 내세웠다. ‘스팀 청정스테이션’은 100℃ 스팀으로 물걸레 표면의 세균을 99.999% 살균하고 냄새를 제거한다. 물걸레 세척판 오염물을 자동으로 제거하는 ‘셀프 클리닝 세척판’도 적용했다.

특히 자동 급·배수 모델은 급수관 연결을 통해 정수기처럼 물을 자동으로 공급·배출한다. 매번 물통을 채우고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자동 급배수 모델은 설치 환경에 따라 제약이 따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삼성전자로지텍이 가구장 리폼부터 제품 설치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안심 설치 서비스’를 도입했다. 향후 원상복구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김정호 삼성전자로지텍 상무는 “로봇청소기는 자동 급배수 모델일수록 전문 설치 역량이 중요하다”며 “설치 전·중·후를 아우르는 표준화된 프로세스로 고객 경험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카메라 달린 가전의 숙제…‘녹스’로 보안 차별화

카메라와 마이크가 탑재된 로봇청소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신제품에는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 등 삼성전자의 보안 플랫폼이 적용됐다. 민감 정보는 별도의 하드웨어 보안 칩에 저장하고, 기기에서 촬영된 이미지·영상 데이터는 종단 간 암호화(E2EE)로 보호한다.

문 부사장은 “OS가 공격을 받아도 민감 정보는 독립 보안 칩에서 안전하게 보호된다”며 “금융 정보 관리에 쓰이는 수준의 보안 체계”라고 강조했다.

홈 모니터링, 일정 기간 활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집안을 순찰하는 ‘안심 패트롤’ 기능도 제공한다. 빅스비 기반 음성 명령으로 “거실은 빼고 청소해줘” 같은 자연어 지시도 가능하다.

이날 발표회에서 눈에 띈 대목은 성능 설명 못지않게 ‘구독·설치·AS’가 강조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AI 구독클럽’을 통해 소모품 정기 배송(셀프케어)과 방문 점검(방문케어), 구독 기간 무상수리 등을 묶어 제공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로봇청소기 구매 고객 2명 중 1명은 구독을 선택했다.

전국 169개 서비스센터 중 117곳에 로봇청소기 전담 인력을 배치했고, 스마트싱스 기반 원격 상담과 ‘보이는 원격 상담’도 운영한다.

중국 업체들이 하드웨어 사양 경쟁을 빠르게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제품+설치+관리’의 통합 경험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문 부사장은 “하드웨어 성능의 진화는 매우 빠르다”며 “단품을 팔고 끝나는 구조로는 지속 경쟁이 어렵다. 설치부터 AS까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게임의 장”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울트라 자동 급배수 모델 204만원, 프리스탠딩 186만원이다. 플러스는 194만~176만원, 일반형은 159만~141만원으로 책정됐다.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기능 고도화가 원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은 “구독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체감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점유율 목표에 대해선 구체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1등이 목표”라고 했다.

업계에선 삼성·LG가 잇따라 신제품을 투입하면서 그간 로보락 중심으로 굳어진 국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AI·보안을 제외하면 중국 업체 대비 체감 차별성이 얼마나 클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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