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 반도체 가공 새 길 열어...'나노 사포' 개발로 품질↑

김영준 2026. 2. 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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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서비스 성능·안정성은 반도체 표면을 얼마나 고르고 정밀하게 가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 연구진이 '사포' 개념을 나노 기술로 확장, 반도체 표면을 원자 수준까지 균일하게 가공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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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구현한 나노사포 모식도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서비스 성능·안정성은 반도체 표면을 얼마나 고르고 정밀하게 가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 연구진이 '사포' 개념을 나노 기술로 확장, 반도체 표면을 원자 수준까지 균일하게 가공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표면 품질과 가공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가능성을 보였다.

KAIST는 김산하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가는 탄소나노튜브를 연마재로 활용한 나노 사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일반 사포는 연마 입자를 접착제로 붙이는 방식이어서, 미세한 입자를 고르게 고정하기 어려웠다. 이에 반도체 산업에서는 연마 입자를 분산시킨 화학액, 즉 '슬러리'를 사용하는 평탄화 공정(CMP)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추가 세정 공정이 필요하고, 폐기물이 많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코자 사포 개념을 나노 수준으로 확장했다. 탄소나노튜브를 수직으로 정렬한 뒤 폴리우레탄 내부에 고정하고, 표면에 일부만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나노 사포를 구현했다. 이 구조는 연마재 이탈을 구조적으로 억제해 표면 손상 우려를 없앴으며, 반복 사용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나노사포 세부 이미지

개발한 나노 사포는 가장 미세한 상용 사포보다 약 50만 배 높은 연마재 밀도(입방수)를 갖췄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사포가 보통 40~3000 입방수인데, 나노 사포는 10억 이상 입방수를 갖는다.

실제 실험에서 나노 사포는 거친 구리 표면을 수 나노미터 수준까지 매끄럽게 가공할 수 있었으며, 반도체 패턴 평탄화 실험에서는 기존 CMP 공정과 비교해 '디싱(dishing) 결함'을 최대 67%까지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 디싱 결함은 배선 중앙이 움푹 파이는 현상으로, HBM 등 첨단 반도체 성능·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함이다.

특히 이 기술은 연마재가 사포 표면에 고정된 구조여서, 기존 공정처럼 슬러리 용액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세정 공정을 줄일 수 있고 폐슬러리도 없어, 반도체 제조 공정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AI 서버에 사용되는 HBM과 같은 첨단 반도체 평탄화 공정과, 차세대 반도체 연결 기술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산하 교수는 “사포 개념을 나노 수준으로 확장해 초미세 반도체 제조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독창적인 연구”라며 “이 기술이 반도체 성능 향상뿐 아니라 친환경 제조 공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석경 기계공학과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컴포짓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에 1월 8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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