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고기·과일 앞에서 발길 돌리는 소비자들

신단아 기자 2026. 2. 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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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 장만 비용 4% 이상 올라
전통시장·대형마트 찾은 소비자들 “가격 부담스러워”
정부,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효과 체감 안돼
설 명절을 앞두고 영등포시장 수산물 코너에서 시민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신단아 기자)

“올해는 많이는 안하고 전이나 음식도 서너 가지만 준비하려고요. 간소하게 보내는 게 낫겠더라고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 시장. 시장을 두 바퀴나 돌았다는 50대 주부의 장바구니는 절반도 채 차지 않았다.  반도 차지 않은 장바구리를 들어보이며 “이 것만해도 십만원이 넘어요”라는 그의 말이 명절을 앞둔 서민들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 했다.

실제로 장보기 현장에서는 가격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적지 않았다. 과일과 고기 등 차례상 필수 품목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장바구니에 몇 가지만 담았을 뿐인데도 지출액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전통시장 23만3782원, 대형마트 27만1228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4.8% 올랐다. 이에 정부는 연일 ‘민생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설 명절 전후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배추·사과·돼지고기 등 16대 성수품 공급량을 역대 최대 수준인 27만 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910억원을 투입해 성수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할인지원 혜택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할인 전후 가격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가격표를 살피며 상품을 고르고 있다. (신단아 기자)

하지만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전통시장에서 청과물을 15년 넘게 취급해왔다는 상인 정모씨는 차례상에 올릴 과일 가격을 묻는 질문에 “제수용품으로 쓸 과일 고르려면 그냥 과일 고르지 마시고, 반반한 걸로 올려야죠”라며 ”그 가격 밑으로 내려가면 모양이나 크기가 영 차례용으론 애매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손님들도 가격을 듣고 나서 한 번 더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제수용 과일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명절 제수용품의 단골 품목인 사과는 9개 들이 한 박스가 5만5000원 선에서 형성돼 있었고, 배 한 박스 가격도 6만원에 육박했다. 

전통시장에서 차로 10분 거리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카드 할인과 정부 지원 행사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수산물 코너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40대 주부들은 “글쎄요. 정부가 할인 행사를 한다고는 들었는데, 아직도 부담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 

신단아 기자 shinda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