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주면 ‘대리 세배’?···중국 배송업체가 내놓은 서비스, ‘효도 상품화’ 논란
“현실적 대안” VS “세배 의미 퇴색”
가격 999위안…논쟁 가열되자 철회

중국의 한 물류 배송업체가 춘절(중국 설) 연휴 고향에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며 배달 기사를 통한 ‘대리 세배’ 서비스를 출시했다가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11일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에 기반을 둔 배송업체 UU 파오투이는 춘절을 앞두고 3종의 패키지 서비스 상품을 내놓았다. ‘춘롄’이라 불리는 붉은 종이 띠에 복을 기원하는 문구를 담아 문에 붙이는 서비스 및 청소 대행(69위안·약 1만4000원), 선물 전달 및 대리 세배(199위안·약 4만원), 대리 세배를 포함한 어르신 공경 종합 세트(999위안·약 20만원)이다. 요금은 2시간 기준이다.
이 가운데 대리 세배 서비스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효도종합세트’로도 불리는 999위안짜리 상품은 새해 선물 전달, 세배, 1분간의 ‘길상 덕담’과 배달 기사가 수행하는 이 모든 과정을 실시간 영상 중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배달 기사 1명에게 총 3집까지 방문을 신청할 수 있다.
UU 파오투이는 자사 앱에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효는 완벽하다”는 문구와 함께 18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안내했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이므로 어르신이나 배달 기사를 놀리기 위해 신청하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누리꾼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논란도 불붙었다. 옹호하는 이들은 특히 ‘999위안 패키지’에 포함된 실시간 생중계 서비스를 언급하며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판하는 측은 세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효도의 상품화’라며 맞섰다. 세뱃돈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배달 기사의 존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토론도 이어졌다.
UU 파오투이는 10일 999위안짜리 서비스를 앱에서 삭제하고 해당 서비스를 재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남방도시보는 업체 측이 해당 서비스 기획 이유로 “일이나 출장, 해외 거주, 건강 또는 경제적 문제 등 현실적으로 가족을 만나러 고향을 방문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했다”며 “해외에서 사는 중국인들은 마음을 전할 방법이 필요하며, 일부 젊은이들은 춘절 기간 친척 집 방문에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에는 섣달그믐에 온 가족이 모여 대청소를 하고 함께 식사하는 풍습이 있는데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이 같은 일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도 서비스 출시 배경으로 언급됐다.
남방도시보는 UU 파오투이가 이전에도 청명절(4월 5일)에도 대리 성묘 서비스를 출시한 적 있으며 이 역시 타지 이동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감성 서비스’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71535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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