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거부, 페디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나… 한국보다 못 받고 계약, FA 재수는 다를까

김태우 기자 2026. 2.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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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현지 언론들은 “페디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1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10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페디는 11일 공식 발표를 통해 화이트삭스와 계약을 확정했고, 1년 150만 달러에 계약하며 재기를 노린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악전고투 끝에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NC는 오프시즌 돌입부터 외국인 투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NC가 주목을 모았던 것은 특급 투수의 보류권을, 그것도 2장이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3년 리그 최고 투수이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였던 우완 에릭 페디, 그리고 2024년 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던 좌완 카일 하트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각각 1년씩 NC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두 선수는 2025년 나란히 고전했다. 페디는 2024년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돌아간 하트도 쓴맛을 봤다. 2026년 계약 전선이 불투명했다. 확실히 좋은 계약을 받을 가능성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만한 기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두 선수는 KBO리그 복귀시 보류권을 가지고 있는 NC로만 돌아올 수 있었다. 이에 NC도 두 선수의 KBO리그 복귀 의사를 타진했다. 외국인 선수 총 연봉 상한선(기본 400만 달러)이 있는 만큼 모두 데려오는 건 어려웠지만 하나라도 돌아오면 대박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하트는 일찌감치 이를 고사하며 다시 샌디에이고와 1+1년 계약에 합의했다. 페디 또한 제안을 정중하게 물리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남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에 NC도 두 선수를 포기하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 판을 짠 가운데 2026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페디는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애틀랜타·밀워키로 팀을 옮겨 다니며 32경기(선발 24경기)에 나갔지만 4승13패 평균자책점 5.49의 성적에 그쳤다. 구속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커맨드가 흔들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런데 정작 페디가 계약에 이르지 못하면서 향후 거취가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이 이제 시작되는 가운데,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소속팀이 없었던 것이다. 스프링트레이닝 시작 후에도 언제든지 계약은 가능하지만 분명 뭔가가 쉽지 않다는 양상은 분명했다. 만족스러운 제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런 페디는 10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11일에는 공식 발표됐다. 화이트삭스는 신체 검사를 통과한 페디와 1년 15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으며, 페디의 40인 로스터 자리를 만들기 위해 카이 부시를 60일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시켰다. 페디는 등번호 47번을 받았다.

역시나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정황상 여러 구단들로부터 제안은 받았을 것으로 풀이되나 페디의 성에 차는 조건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을 앞두고 자신이 익숙했던 구단 중 하나인 화이트삭스로 돌아갔다.

사실 NC가 줄 수 있는 금액과 그렇게 크지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NC는 올해 맷 데이비슨과 총액 130만 달러에, 라일리 톰슨과 12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합계 255만 달러다. 규정을 고려하면 NC는 페디에 최대 150만 달러 이상을 베팅할 수도 있었다. 즉, 금전적으로 따지면 오히려 한국에 오는 것보다 소폭 덜 받았던 셈이다.

▲ KBO리그 MVP 시상식 당시의 페디. 규정을 고려하면 NC는 페디에 최대 150만 달러 이상을 베팅할 수도 있었다.  ⓒ곽혜미 기자

그러나 돈으로 모든 것을 따질 수는 없다. 차이가 소폭이라면 메이저리그에 남아 재기를 노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KBO리그에서 역수출 신화가 자주 생기고 페디 또한 그런 선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직접 선을 보이는 것보다 좋을 수는 없다. 페디는 올 시즌 뒤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FA 재수를 통해 대박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FA를 생각하면 한국보다는 이게 더 나은 선택이라 여겼을 가능성이 크고, 실제 그렇기도 하다.

문제는 페디가 건재를 과시할 수 있느냐다. 한국에 오면 안정적인 선발 기회가 보장된다. 자신의 능력을 차분하게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그렇지 않다.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바로 밀려난다. 페디는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아 우선권도 없다. 자칫 한 시즌을 더 허송세월할 위험부담도 있는 셈이다.

다만 화이트삭스라는 팀 여건에 기대를 건다. 페디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당시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 계약은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페디는 2024년 시즌 중반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21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하며 실질적인 에이스 몫을 해냈다. 가치가 높아져 결국 이적시장에서 좋은 대가를 받고 팔 수 있었으니 이중으로 대박이었다.

비록 반 시즌만 뛰었지만 페디가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알고 있는 팀이다. 페디는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애틀랜타·밀워키로 팀을 옮겨 다니며 32경기(선발 24경기)에 나갔지만 4승13패 평균자책점 5.49에 머물렀다. 구속은 큰 차이가 없는데 커맨드가 너무 흔들렸다. 삼진 비율은 14%까지 급락했고, 반대로 볼넷 비율은 10%를 넘어섰다. 매력이 없는 세부 지표였다. 메커니즘 쪽에서 뭔가의 문제가 발생했음을 추론할 수 있다.

▲ 화이트삭스는 페디가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알고 있는 팀이다. 

화이트삭스 시스템이 페디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다면 또 한 번의 가성비 대박도 가능하다. 150만 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이기에 시즌 중요한 순간 몇 차례 선발로 활약만 해준다면 원금은 회수를 하고도 남을 수 있다. 페디도 올해 선발로 가치를 재증명하면 1년 뒤 FA 시장에서 올해 못다한 꿈을 이룰 수 있다.

화이트삭스는 여전히 리빌딩 팀이며, 올해도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가 예상된다. 이는 역설적으로 페디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선발진이 강한 편도 아니고, 5선발 자리는 비어있다. 페디 하기 나름에 따라 5선발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다시 시카고로 돌아온 페디는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할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현재 로테이션은 셰인 스미스, 션 버크, 데이비스 마틴, 앤서니 케이 이후의 5선발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페디와 또 다른 FA 영입 투수 션 뉴컴이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다”면서 페디에게 해볼 만한 경쟁이라고 분석했다.

▲ 화이트삭스는 여전히 리빌딩 팀이며, 올해도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가 예상된다. 이는 역설적으로 페디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페디 하기 나름에 따라 5선발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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