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 부족해서, 머리를 자를 수 있었는데…맨유 5연승까지 500일 동안 이발을 거부한 ‘찐 팬’

김세훈 기자 2026. 2. 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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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일렛의 2024년 10월과 현재 모습500일전 모습. 프랭크 일렛 SN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베냐민 셰슈코가 후반 추가 시간 터트린 극적인 동점 골이 500일 가까이 머리카락을 길러온 한 팬에게서 머리 손질할 기회를 앗아갔다.

맨유는 1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강등권(18∼20위) 팀인 웨스트햄을 맞아 후반 5분 토마시 소우체크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추가시간이 6분째 흐르던 후반 51분 셰슈코의 득점으로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 체제에서 최근 4연승을 거뒀던 맨유는 이날 무승부로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 프랭크 일렛은 2024년 10월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식전에서 5경기 연속 승리를 거둘 때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팀의 부진 속에서 시작된 이 다짐은 예상과 달리 장기전이 됐고, 일렛은 약 500일 가까이 이발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왔다.

일렛의 도전은 개인적인 응원 방식에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온라인상에서 상징적인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The United Strand’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자신의 머리 상태를 공유했고, 계정은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모으며 바이럴 현상이 됐다. 그는 “3~4개월이면 끝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머리를 못 자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여러 번 말했다.

프랭크 일렛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하는 장면. 스카이스포츠

시간이 지날수록 일렛의 머리는 단순히 긴 정도가 아니라 사방으로 퍼지고 둥둥 떠 있는 듯한 모양이 됐다. 그는 “내 머리 상태가 맨유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그래프”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맨유 선수들도 일렛을 인지하고 있고 선수들은 “이번엔 진짜 이발 좀 시켜주자”는 말까지 했다. 일렛은 지난해 9월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경기 도중 다른 관중에게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폭행도 당했고 가해자는 이후 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일렛은 이 사건을 두고 “99%는 응원과 웃음인데, 1%가 이렇게 과했다”고 말했다. 일부 맨유 팬들은 “일렛 머리는 맨유의 저주”라며 그를 비방하기 때문이다.

일렛은 머리를 자르게 될 경우, 잘라낸 머리카락을 어린이용 가발을 제작하는 자선단체 ‘리틀 프린세스 트러스트(Little Princess Trust)’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BBC에 따르면 맨유 구단 역사상 5연승을 달성하지 못한 최장기간은 1999년 1월 마침표를 찍은 902일이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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