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호황에 대출금리 오를수도”...‘이것’ 때문

신중섭 기자 2026. 2. 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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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IMA 출시에 자금 이탈
2022년 40%대서 29%대로 급락
금리높은 은행채 등 발행 가능성
조달비용 상승에 금리인상 우려
원화코인 도입땐 자금이탈 가속


증시 호황과 종합자산관리계좌(IMA) 등장에 은행의 핵심 저원가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총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앉았다. 요구불예금 비중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한때 40%를 웃돌았지만 머니 무브와 함께 20%대 수치가 굳어지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6일 기준 총수신은 1799조 4645억 원으로 이 중 요구불예금은 29.77%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1.17%포인트 하락했다.

요구불예금은 보통예금이나 당좌예금 등 고객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저원가성 예금이다. 2020~2022년까지만 해도 요구불예금 비중은 40%를 넘었지만 2023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조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피가 5300을 넘어선 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결제성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원화 코인이 도입되면 향후 10년간 요구불예금 244조 7000억 원가량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4대 금융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랫동안 수신을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걱정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였던 2020년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총수신에서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중후반이었다. 2021년 들어서는 40% 선을 오르내리며 비중이 확 올라갔다.

그 배경에는 코스피가 한몫한다. 2020년 4월 1700 선까지 물러났던 코스피는 2021년 3200~3300 안팎을 찍은 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또한 2021년 8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단계적으로 올렸다. 그 결과 4대 은행 총수신 내 요구불예금 비중은 2021년 12월 말에도 40.56%를 기록했다. 2022년 3월에는 592조 4472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부터 총수신에서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한은은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뒤 동결했다. 하지만 한은은 2024년 9월부터 경기둔화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5월에는 2.5%까지 내렸다. 지금도 기준금리는 2.5%다.

시중금리는 그대로인데 지난해부터 증시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요구불예금이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금융그룹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형 금융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10일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빠지고 있다”며 “수신 쪽은 그동안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제 걱정해야 할 때라는 지시를 내렸다. 수신이 모자라면 결국 은행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그러면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은행의 요구불예금 감소는 단순한 수신 변동이 아니라 대출금리와 직결된다. 요구불예금은 이자 부담이 거의 없어 은행의 평균 조달금리를 낮추는 핵심 자금원으로 꼽힌다. 이 비중이 낮아질수록 은행은 정기예금이나 은행채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조달 수단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대출금리 상승을 부르게 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로 저원가성 예금 변동도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유동성 관리 지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의되고 잇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요구불예금 감소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구조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제도화 이후 10년이 지나면 최대 244조 7000억 원에 이를 수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 경우 발행 규모만큼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요구불예금 이탈분을 전액 은행채로 대체 조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은행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1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추정도 제시했다.

특히 중소형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연구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 자산이 은행에 예치될 경우 총예금 규모는 유지되지만 개별 소매 예금이 발행사의 도매 예금으로 대체돼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과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중소형 은행은 예금 이탈과 조달 비용 상승으로 대출 공급 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번 요구불예금 감소가 일시적 수신 변동이 아니라 금융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유동성 관리 능력과 함께 중장기적인 조달 비용 구조 변화가 대출금리와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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