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김길리 넘어지자 ’100달러' 들고 뛴 코치, 왜?
무분별한 판정 시비 막으려는 일종의 ‘예치금’
항의 인정 땐 돌려받고, 불인정 땐 ISU 귀속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안타까운 충돌로 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코치가 100달러를 들고 심판진에게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민정(28), 김길리(22), 황대헌(27), 임종언(19)으로 팀을 구성한 한국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선 2조에서 3위(2분46초57)에 머무르며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 중 발생한 충돌이 변수였다. 3위를 달리던 한국은 미국, 캐나다 뒤에서 추월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1위로 달리던 미국 코린 스토더드가 넘어졌고, 뒤따르던 김길리가 피할 틈 없이 그와 충돌하며 펜스에 고꾸라졌다. 김길리는 옆구리를 붙잡고 고통스러워했고, 오른팔에 출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민정이 빠르게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결국 2위 안에 들지 못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코치진은 즉시 심판진에게 달려가 항의했다. 이때 김민정 코치가 100달러 지폐를 쥐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에 따른 것이다. ISU 규정에 따르면 경기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 내에 항의서와 함께 현금 100달러(약 14만5800원)를 내야 한다. 무분별한 판정 시비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예치금’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항의가 받아들여지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돈은 ISU에 귀속된다.
이날 한국은 결국 100달러를 돌려받지 못했다. 충돌 당시 한국의 위치가 결승 진출권인 1, 2위가 아닌 3위였기 때문에 끝내 구제받지 못했다.
김민정 코치는 “우리는 김길리가 넘어졌을 당시 2위와 동일 선상으로 봤다”며 “어드밴스 사유가 있다고 판단해서 어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판은 우리가 3위 위치라고 판단했고, 더 항의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서 인정해야 했다”고 했다.
대표팀 주장 최민정은 경기 후 “종목 특성상 변수가 많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오늘은 운이 나빴지만 다음엔 운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순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 최종 6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금메달은 이탈리아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캐나다를 꺾고 차지했다. 동메달은 벨기에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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