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에 내 목소리까지 구현”… ‘몰래 학습’ 의혹 휩싸인 中AI [정다은의 차이나코어]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2026. 2. 1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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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캐릭터들이 상하이 동방명주 탑 옆에서 격투를 벌이는 영상을 제작해줘. 스타일은 영화 '트랜스포머'를 참고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강조해줘."

그는 "내 영상을 기반으로 광범위한 학습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며, 저작권 활용에 대해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국 당국은 핵심 공공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개방하는 지침을 시행하며 기술 패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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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댄스 영상AI ‘시댄스 2.0’ 공개
간단한 명령어로 고품질 영상 제작
입모양 맞춰 음성 자동 생성 기능
속도 30% 단축…최대 3분 안걸려
더우인 영상 무단 학습 가능성 제기
저작권·개인정보 침해 논란 확산
중국 느슨한 규제에 미국 AI 위협
“사진 속 캐릭터들이 상하이 동방명주 탑 옆에서 격투를 벌이는 영상을 제작해줘. 스타일은 영화 ‘트랜스포머’를 참고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강조해줘.”

중국 유명 커피 체인 ‘미쉐빙청’의 마스코트와 스타벅스 앞치마를 두른 로봇 사진 두 장, 그리고 이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불과 3분 뒤, 동방명주가 무너지고 눈사람이 결계를 뿜어내는 20초짜리 고해상도 애니메이션이 뚝딱 생성된 것이죠. 별도의 화면 전환이나 상세한 지시가 없었음에도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실감 나는 연출이 구현됐고, 더 짧은 버전은 1분 안에도 가능했다고 하네요.

시댄스 2.0의 등장과 ‘공포스러운’ 성능

시댄스 2.0이 생성한 격투 애니메이션. 유튜브 Mediastorm影视飓风 발췌.


지난 9일, 중국의 유명 테크 인플루언서 ‘팀(판톈훙)’은 바이트댄스의 신규 영상 AI 모델 ‘시댄스(SeaDance) 2.0’ 체험기를 공개하며 “업계의 판도를 뒤집을 것”이라고 감탄했습니다. 시댄스 2.0은 지난해 6월 1.0 버전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내놓은 야심작인데요. 입 모양에 맞춘 자연스러운 음성을 생성하는 ‘내러티브 오디오’ 기능을 탑재하고 제작 속도를 30%나 단축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팀은 경탄과 동시에 영상에서 “공포스럽다”는 표현을 여섯 번이나 반복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AI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개인정보를 무단 학습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팀이 본인의 사진과 간단한 프롬프트를 입력하자, 음성 데이터를 주지 않았는데도 그의 실제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해냈습니다. 심지어 사진에는 찍히지 않은 본사 건물 뒷면의 구조까지 정확히 그려냈죠.

무단 학습, 막을 방법이 없다?

건물 앞면 사진만 입력했는데도 건물 뒷편까지 사실과 거의 유사하게 구현해낸 모습. 앞이 AI영상, 뒤가 실제영상. 유튜브 Mediastorm影视飓风 발췌.


업계에서는 바이트댄스가 ‘더우인(중국판 틱톡)’의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무단 학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팀 역시 10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왕훙’으로, 더우인에 올린 영상만 428개에 달합니다. 그는 “내 영상을 기반으로 광범위한 학습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며, 저작권 활용에 대해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현재로서 이러한 무단 학습을 막을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현행 더우인 약관에는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 목적으로 전 세계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저작권 사각지대 동력 삼은 中 AI

중국은 이처럼 저작권의 사각지대를 동력 삼아 영상 AI 분야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상 AI 분야 1위로 평가받은 클링의 모회사 콰이쇼우 역시 업로드된 콘텐츠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약관에 명시해두었습니다. 또한 중국 당국은 핵심 공공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개방하는 지침을 시행하며 기술 패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베이징시 인터넷법원 또한 이용자가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면 AI 생성물에도 저작권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내려 기업들이 더 공격적으로 개발에 나설 명분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이러한 풍경은 AI 저작권 문제로 소송전이 끊이지 않는 미국이나 유럽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실제로 오픈AI와 구글 등은 무단 학습 비판에 직면하며 저작권자가 데이터 사용을 거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거나 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규제의 벽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윌슨센터는 미국이 규제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은 제한 없는 데이터 접근성을 활용해 비대칭적 우위를 구축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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