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식민지' 법이 보장한다... 국회도 '서울 편' [민폐수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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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수도권의 식민지' 역할을 순순히 받아들인 건 아니었다. 쏟아져 들어오는 수도권발 폐기물을 막아보려 법안도 여러 번 발의했고, 서울로 전기를 끌어가는 용도의 송전탑 앞에 모여 부당함도 호소했다.
변 전 의원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지방에 폐기물을 몰아버리는 걸 막는 법안을 19·21대에 걸쳐 발의했으나 절반 이상인 수도권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얘기를 끝으로 방치되다 유야무야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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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이동 금지 법안, 임기 만료로 대거 폐기
송전탑 건설 속도 내도록...특별법, 공청회 무마

지방이 '수도권의 식민지' 역할을 순순히 받아들인 건 아니었다. 쏟아져 들어오는 수도권발 폐기물을 막아보려 법안도 여러 번 발의했고, 서울로 전기를 끌어가는 용도의 송전탑 앞에 모여 부당함도 호소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지방에 불리하게 설정된 법과 제도 탓이었다.
'쓰레기 저지 시도' 철벽 수비한 국회
올해부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종량제봉투 쓰레기 등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땅에 묻는 게 금지되자, 폐기물을 수도권 밖으로 옮겨 처리하는 원정 소각이 급증했다. 그러나 "지방은 수도권의 하청 처리반이 아니다"라는 반발은 처음 터져나온 게 아니다. 수도권은 이미 처치 곤란한 산업폐기물 등을 지방 소각장과 매립지로 보내왔다.

10일 한국일보가 19대부터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을 살펴본 결과, 폐기물의 지역 간 이동을 저지하려는 취지의 법안은 여러 차례 발의됐다. 특히 민간 폐기물 처리 시설이 몰린 충북 청주를 지역구로 둔 변재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폐기물 처리 시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배출 폐기물만 처리하도록 하는 법안을 세 차례나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지역 간 폐기물 이동을 금지한 법안은 대부분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변 전 의원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지방에 폐기물을 몰아버리는 걸 막는 법안을 19·21대에 걸쳐 발의했으나 절반 이상인 수도권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얘기를 끝으로 방치되다 유야무야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토로했다.

에너지 조달, 지방 반발 법으로 무마
에너지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방의 반발을 잠재우고 전력 조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법'이 활용됐다. 폐기물처리시설·전력설비 등 사회기반시설의 설치 장소나 동선을 정하기 위해 주민·전문가·공무원으로 구성되는 '입지선정위원회' 행정 규칙이 대표적이다.
2024년 제정된 전원개발촉진법의 '송·변전설비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기준'은 위원회의 임기를 12개월 이내로 규정했다. 주민 반발로 10년 이상 차질을 빚은 경남 밀양(2005~2014년)과 충남 당진(2003~2024년) 사례를 감안해, 전력망 사업이 무한정 늘어지지 않게 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1년 안에 주민들을 설득하고 숙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위원회는 연구기관을 선정해 조사 계획을 수립하는 것부터, 공청회·설명회를 통한 주민과의 소통까지 도맡는다. 관할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읍·면마다 다른 입장 차이를 조율해야 하고 업무도 많아서 1년 안에 끝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6개월을 연장한 뒤에도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할 경우 사업자(한국전력) 제안에 협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해 10월 개정된 '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도 사업 승인을 위한 협조 요청이 들어왔을 때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의견 등을 검토한 뒤 60일 이내에 회신해야 한다고 제한을 뒀다.
이재혁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은 "쓰레기와 송전탑 모두 공간 확보가 중요한데, 정책이나 법은 공간을 어떻게 반발 없이 확보할지에 대한 구상이 전무하다"며 "무조건 몰아붙일 게 아니라, 초창기부터 정부와 한전에 공론화에 충실할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0309030005925)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20217090002790)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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