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에서 주택가로 침입한 요원들…ICE는 어쩌다 괴물이 됐나

이선화 기자 2026. 2.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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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의 강경한 진압에 반발하던 미국 시민 2명이 지난달 연방 요원에게 총격을 받고 연이어 사망했습니다. 이후 미국 전역에 저항의 물결이 일며 트럼프 2기의 강경 이민 단속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태인데요. ICE는 어떤 기관이고, 왜 이렇게까지 공격적인 단속을 이어가고 있는 걸까요?


[인트로]

현지시간 지난달 24일 미니애폴리스

알렉스 프레티 현지 보훈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 요원들의 총격에 사망

죽음까지 걸린 시간은 '단 48초'

48초 전 : 프레티, 주민 제압하는 ICE 요원 쪽으로 접근
28초 전 : ICE 요원, 항의하던 주민 밀쳐 넘어뜨려
25초 전 : 프레티 얼굴에 ICE 요원이 최루가스 분사
17초 전 : 프레티 제압해 쓰러뜨려
11초 전 : 프레티 둘러싼 ICE 요원은 7명으로 늘어

그리고 울린 첫 번째 총성, 5초 사이 최소 10발

이후 공개된 영상 속 프레티 손엔 휴대전화뿐

[기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의 강압적인 단속으로 지난달에만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민 두 명이 숨졌습니다.

한 사람은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던 세 아이의 엄마 르네 굿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폭력 단속 증거를 수집하던 중환자실 간호사 제프리 프레티였습니다.

ICE를 관할하는 국토안보부는 이들에게 위협을 느낀 요원들이 방어 차원에서 총을 쏜 것이라며 숨진 시민을 오히려 '암살 미수범'으로 규정했습니다.

[제이콥 프레이/미니애폴리스 시장 : 그건 완전히 헛소리입니다. ICE는 당장 미니애폴리스에서 나가라.]

미네소타에서 시작된 거센 반발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ICE OUT! ICE OUT!]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ICE의 강경 단속은 이어져 왔습니다.

유치원에서 집으로 가던 5살 어린이를 아버지를 체포할 미끼로 잡아가는가 하면,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가 속옷 차림의 노인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ICE는 대체 어떤 기관이길래 무슨 권한으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ICE는 9·11테러 이후인 2003년 생겼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테러 공격을 당한 이후 통합된 안보 노력을 기울이고자 출범했습니다.]

미국 내 불법 체류자와 테러범을 색출하는 게 목표인데요.

미국 내에서 불법 체류가 의심되는 사람들을 언제든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ICE가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게 된 건 트럼프 행정부 2기부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강경 이민 정책을 내세우면서 연간 100만 명을 추방하겠다고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2024년 6월) : 새 행정부 출범 첫날,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체류자) 추방 작전을 실시할 것입니다. 현 이민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정권 실세'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하루에 3천 명을 추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ICE 요원들은 마구잡이 단속에 나섰습니다.

주로 국경과 공항에서 활동해오던 요원들은 주택가로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국승민/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 오바마 행정부 때까지만 하더라도 감옥에 수감된 사람들을 단속해서 추방하는 게 주요 일이었거든요. (지금은) 수치를 확고하게 늘려야 하기 때문에. 수치를 늘릴 수 유일한 방법은 집을 방문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경찰보다 집행 권한은 크지만 투명성과 제약은 더 적다는 ICE 요원.

최근엔 현장에서 서류 미비 이민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는 지침이 마련됐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트럼프의 최우선 공약을 수행하는 기관인 만큼 전폭적인 지원도 뒤따랐습니다.

[국승민/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 작년 트럼프가 자신의 핵심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통과시키면서 4년에 걸쳐 730억 달러, 한국 돈으로 약 107조원의 예산을 받았거든요. 연방 정부 내에서 FBI를 포함해 각종 경찰 기관 중에선 가장 많은 예산을 받았어요.]

이민 단속에 투입할 인력만 약 1만 명을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몸집을 키우는 데 혈안이 되다 보니 허술한 요원 채용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최근 한 기자는 자신이 ICE에 채용되는 데 고작 6분의 인터뷰가 전부였다고 밝혔습니다.

[로라 제디드/ICE 채용 합격 기자 : 관계자가 제게 이름, 대학, 군 복무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했죠. 그리고 제가 왜 이곳에 들어오고 싶어하는지요. 그게 전부였어요. 6분 걸렸죠.]

부실 검증 논란 속에도 합격한 요원들에겐 최대 5만 달러의 계약금과 학자금 대출 상환, 은퇴 프로그램 제공까지 파격적인 혜택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로라 제디드/ICE 채용 합격 기자 : 우리는 이 도시에서 누가 복면을 쓰고 있고, 총을 갖고 누비는지 모릅니다. 그들 중 몇 명이 가정 폭력을 저질렀는지, 성범죄나 소아성애를 저질렀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비대해진 조직이 법적으로 견제받기는커녕 법 위에 군림한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ICE는 지난 한 달간 법원 명령을 약 100번 위반했고, 트럼프 2기 첫 9개월간 ICE 요원들이 미국 시민을 강제로 억류한 사례는 170건이 넘습니다.

복면을 쓰고 단속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익명성에 기대 과잉 진압을 한다는 겁니다.

[국승민/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 주 경찰이나 지역 경찰들은 다 의무적으로 이름을 얘기해야 하고, 단속할 때도 나는 어디 경찰 누군데라고 자기 신원을 밝혀야 되고 그런 게 엄밀히 규정돼있거든요. ICE만, 그것도 이번에 처음으로 복면을 쓰게 된 거예요.]

시민들은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ICE를 감시하는 'ICE 옵저버'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라이언 페레즈/ICE 옵저버 : 저희 옵저버들은 ICE 요원들에게 가서 '사법 영장을 보여주세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요?' 같은 질문을 하도록 훈련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법적 기록이 되죠.]

호루라기를 불어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이웃에게도 위험을 즉각 알리고

폭력 단속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었습니다.

실제 요원들의 신상을 공개한 인권운동가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강경 이민 단속 정책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보수 진영의 표 결집을 위해선 지금의 이민 단속 기조에서 완전히 물러서긴 어렵다는 공화당 내 고심과 함께, 기본권을 짓밟지 말라는 미국 시민들의 저항 역시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출처: 엑스 @AmericaPapaBear, @ZetaKam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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