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반포 아파트 중도금대출 포기했다…은행권, 집단대출 발빼기

김현희 2026. 2. 11. 07: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경제=김현희 기자]은행권이 강남 반포 신축 중도금대출마저 꺼리는 등 가계대출 기조가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가 만연했던 지난 2023년 8월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잔금대출 당시만 해도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부여하며 대출 경쟁에 나선 은행들이었지만, 올해 초 서울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의 중도금대출에 대해서는 무려 1%포인트(p) 이상의 가산금리를 부여함에도 대출 취급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강화에 이어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가계대출 마진도 거의 없는 집단대출을 무리하게 취급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은행권에 퍼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 사업인 '래미안 트리니원'의 중도금대출에 대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여타 은행들의 움직임을 살핀 후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대출 취급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5대 은행 중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대거 빠지면서 '래미안 트리니원'의 중도금대출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이 맡는다. 이들 은행들도 대출물량을 소량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전해져 대부분의 대출 취급은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같이 참여할 전망이다. 중도금대출 금리는 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 2.89%에 가산금리 1.18%p 더한 연 4.07%로 책정됐다.

일반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연 3% 후반대임에도 집단대출인 중도금대출 금리가 연 4% 이상을 취급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집단대출 가산금리가 더 높아진 것은 그만큼 은행들이 집단대출 취급을 줄이겠다는 신호와 마찬가지다.

'래미안 트리니원'의 분양가구 수는 특별공급과 일반분양 모두 합쳐 506가구다. 분양가를 고려하면 1조원 안팎의 중도금이 납부돼야 하기 때문에 은행들로서도 강남 최상급지의 알짜 대출을 취급하는 셈이다. 지난 2023년 8월 '래미안 원베일리'의 잔금대출을 취급할 당시에는 고금리 기조로 인해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연 4% 안팎이었음에도, 은행들은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부여하면서 5년 고정 연 3.98%를 적용했다. 가산금리가 -0.4%였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이번 '래미안 트리니원'의 중도금대출 취급을 위해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유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강화된 데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가계대출 물량이 일시에 급증하는 집단대출은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 목표치를 지난해 1.8%보다 더 낮은 1% 안팎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은행들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견이다. 일시에 수천억원의 대출 취급이 반영되는 집단대출은 자칫 가계대출 월별 관리에서 일시에 급증하는 요인으로 지적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 목표치를 초과 기록한 일부 은행들은 당분간 집단대출을 취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강남 알짜 단지도 집단대출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은행들이 꺼리는 모습"이라며 "올해 집단대출 취급하려는 신축 단지들은 상호금융 조합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