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백악관 한국 담당 “하원의 쿠팡 조사, 한국 관세 인상 초래할 수도”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6. 2. 1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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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바이든 정부 NSC 출신
“디지털 규제 이슈 결합시 파장 상당”
애덤 패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몽골 담당 국장이 10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 출연해 발언을 하고 있다. /CSIS

애덤 패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몽골 담당 국장은 10일 미국 하원이 쿠팡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한미 간 통상 마찰로 비화해 관세 재인상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내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쿠팡 사태를 비롯한 디지털 규제 이슈까지 결합하게 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패러는 트럼프 1기와 바이든 정부 NSC에서 한국 문제를 담당했고,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보좌관도 지냈다.

패러는 이날 공개된 워싱턴 DC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 출연해 “쿠팡 사안은 사실상 미국과 한국 간의 지정학적 이슈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짐 조던 미 하원 법사위원장은 지난 12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의 질타를 받았던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법인 임시 대표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했다. 23일 의회에 출석하면 법사위 소속 조사관이 입회한 가운데 심층적인 질의응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의 이번 행보에 대해 트럼프와 가까운 빌 해거티 상원의원, 우리 정부의 빅테크 규제에 비판적인 데럴 아이사 하원의원 등이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패러는 ‘쿠팡 최고경영자(CEO)가 미 의회로부터 한국과 쿠팡 간 최근 문제에 대해 증언해 달라는 소환장을 받은 것이 어떤 의미냐’는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질문에 “쿠팡 사태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시작됐다”면서도 “문제는 한국 기업이 미국을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는 쿠팡 측 주장뿐 아니라 지난 몇 년간 한국이 디지털 공간에서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한국 기업에 유리한 조치를 취했다는 인식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망 사용료, 앱마켓 규제, 데이터 현지화 등 한미 간 이견이 있는 디지털 이슈와 결합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모두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숙원’ 같은 사안들이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한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법인 임시 대표. /뉴시스

패러는 “미 의회 청문회가 이 사안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키고 의회를 개입시켜 결국 대통령의 통상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상당한 리스크가 된다”며 “트럼프는 실제로 무역 협정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관세 인상 위협을 주저 없이 사용했다. 아직 발효 전이지만 관세를 25%까지 인상하겠다는 이례적 조치가 있었고, 그런 위협을 사용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미 조야(朝野)에서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 사태 이후 ‘영업 정지’ 가능성을 언급하고, 쿠팡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마피아를 소탕하는 것과 같은 각오로 해야 한다”고 말한 김민석 국무총리 등의 발언이 회자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J D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김 총리에 “한미 관계에 오해가 없게 해달라”며 경고를 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가 의회의 문제 제기를 쿠팡의 로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는 가운데,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을 대변하는 주요 매체인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10일 “한국 정부가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로비에 3700만 달러(약 540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쿠팡 같은 미 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미 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 캠페인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쿠팡 사태와 관련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표로 있는 컨설팅 회사 ‘아메리칸 글로벌 스트래티지(AGS)’도 우리 정부 및 관련 기관이 고용한 로비 업체 중 하나로 명시됐다.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1기 때 안보 수장을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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