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리포트]② "상속세 때문에 사모펀드에 매각…회사 녹아내린다"
[편집자주] 한국엔 주가를 누르는 기업들이 있다. 최대주주 일가의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피해는 소액주주들의 몫이다. 이를 막기 위해 발의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과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까.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9월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안'은 여야 간 견해 차이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장기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행 50%에서 40%로 하향 조정하고,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20% 가산)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상속·증여세 부담은 조사 대상 57개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1억 유로(약 1700억원) 가치의 기업을 가족에게 상속할 경우 모든 공제를 받은 뒤 부담하는 한국의 실효세율은 최대 41%로 나타났다. 증여 관련 실효세율도 가장 높은 45.8%로 집계됐다. 가족이 기업을 이어받으려면 최대 절반에 가까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조사 대상 57개국 가운데 상속세가 있는 국가는 21개국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상속세가 없거나 기업 승계시 세금 면제 혜택 등을 제공받아 실효세액이 거의 없다. 미국은 공제 전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세율을 받지만, 공제 혜택을 적용하면 실효세율은 34.8%에 그친다.
영국은 '가업재산공제'를 통해 상장되지 않은 가업용 자산에 대해 최대 100%의 상속세 감면 혜택을 부여한다. 2년 이상 보유 요건만 충족하면 세금 없이 승계가 가능해 세계에서 가장 유연한 상속 제도 중 하나로 평가된다. 독일도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업을 승계받은 후 7년 간 경영을 유지하고, 상속 당시 임금 총액의 700% 이상을 지급(고용 유지)할 경우 상속세가 전액 면제된다.

김 교수는 "결국 징벌적 과세 제도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이라며 "부동산·금융 등의 자산과 기업의 자산이 동일한 기준으로 과세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선 일자리를 만들고 기술개발을 했는데,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지 않는 부동산·금융 자산가들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낸다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상속세를 단기간 내 현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구조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과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상속재산은 각각 약 26조원과 10조원으로 추정됐다. 상속세만 약 12조원과 5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소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의왕시과천시)은 투자자들로부터 정상적인 가치평가를 받는 경우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금 납부가 어려운 경우에는 상속·증여세를 물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이 법안은 기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 미만일 경우 비상장사처럼 순자산가치의 80%를 기준으로 상속·증여세를 물리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PBR 0.8 미만인 기업의 경우 상속세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김 교수는 "상속세 부담 완화가 어렵다면 스웨덴처럼 비영리 재단을 통해 우회 경영하는 것을 합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주식을 재단에 귀속시키면 마음대로 팔아 개인 돈으로 쓰지 못하고, 배당금은 재단을 통해 사회공헌에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현 삼정KPMG 상무는 이날 통화에서 "상속세의 명목 세율만 보더라도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 수준"이라면서 "실질적으로 부담할 세금도 많아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현행 상속·증여세 제도는 20여년 전에 정해진 것"이라며 "관련 공제액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인한 기자 inhan.kim@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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