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잠 못 드는 밤' 노린 네이버 치지직… 호재와 악재 사이

이혁기 기자 2026. 2. 1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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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치지직 MAU 300만명 돌파
스트리머와 같이 보는 문화
이용자 유입 시너지로 작용
독점 중계하는 동계올림픽
치지직의 성장 발판 될까

출시 2년 만에 월 시청자 300만명을 돌파했다. 20년 업력을 갖춘 경쟁자도 따돌렸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치지직이 최근 세운 기록이다. 이 기세를 몰아 치지직은 '2026 이탈리아 동계올림픽'의 온라인 중계권까지 확보했다. 과연 치지직은 인터넷 플랫폼 방송 시장의 '1위 굳히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호재만큼 악재도 많다.

치지직이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온라인에서 사실상 독점 생중계한다.[사진 | 뉴시스]
네이버 '치지직'이 인터넷 방송 플랫폼 시장의 '1인자'로 떠올랐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치지직의 1월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318만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300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최고 MAU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296만명)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2등을 기록한 숲(SOOPㆍ옛 아프리카)의 MAU가 같은 기간 2.1%(2025년 11월 236만명→2026년 1월 231만명) 줄었다는 점, 치지직이 론칭한 지 2년 만에 이같은 성적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원동력은 뭘까. 치지직 측은 MAU 증가의 배경을 '같이보기 문화'에서 찾는다. 치지직은 시청자들이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인)와 콘텐츠를 보며 소통하고 스트리머의 리액션(반응)을 보는 걸 즐긴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e스포츠와 프로배구, 피겨스케이팅 등 다양한 스포츠 중계를 진행했다. 고전 애니메이션ㆍ시트콤 등 '이색 콘텐츠'도 적극적으로 들여왔다.

지난해 9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여친, 빌리겠습니다' 1기 전편을 치지직에서 송출한 건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해와 몰입이 필요한 신작보단 내용을 알고 있고 작품성도 검증된 고전작作이 스트리머와 소통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서다.

치지직이 꾸준하게 내부 시스템을 갈고 닦은 것도 시청자가 증가한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치지직은 앱 메뉴 구조 개선, 라이브 중 앞부분을 돌려볼 수 있는 '라이브 타임머신', 음성으로만 청취 가능한 '라디오 모드', 치지직 TV 앱 출시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또 시청자 밴(강제퇴장) 기능을 다듬고, 여러명의 스트리머가 합동 방송을 할 수 있는 '스트리머 파티' 등의 기능도 추가했다. 스트리머 편의성을 대거 개선한 건데, 2월 중엔 스트리머가 굿즈를 손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 '스마트스토어'를 치지직 채널과 연결할 방침이다.

[사진 | 네이버 치지직 제공]
김정미 치지직 리더는 1월 25일 스트리머 대상 간담회에서 "올해는 유독 글로벌 빅 이벤트가 많은 해"라면서 "차별화한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 스트리밍 지원을 확대해 다양한 이벤트에 대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서 치지직이 예고한 '빅 이벤트' 중 하나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하 밀라노 동계올림픽)'이다. 치지직은 이번 올림픽을 발판 삼아 '인터넷 방송 1인자' 자리를 굳힐 심산이다.

판도는 좋다. 그간 올림픽 중계를 도맡다시피 했던 숲과 OTT '웨이브'가 이번엔 자리를 비웠다. 이에 따라 총 17일간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온라인에선 '네이버 스포츠'와 치지직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사실상 온라인 중계권을 독점한 셈이다.

치지직은 동계올림픽서도 같이보기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동숙(구독자 36만3000명)' '탬탬버린(30만3000명)' 등 인기 스트리머 30명을 동계올림픽 같이보기 스트리머로 선정했다. 스트리머의 개성 넘치는 해설과 실시간 소통의 매력으로 올림픽 시청자가 치지직으로 유입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는 인기 스트리머를 이탈리아 밀라노 현장으로도 파견한다. 전ㆍ현직 올림픽 선수와의 합방 등 다양한 생중계 콘텐츠도 올림픽 기간에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편의성을 위해 치지직 홈페이지도 개편했다. 올림픽 기간에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메달 획득 현황을 볼 수 있게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했다. 각 경기 진행 정보는 물론 팀과 선수 정보, 점수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경기 정보' 탭도 구축했다.

하지만 치지직에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올림픽 특수'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수치만 봐도 그렇다. 2024년 열린 '파리 올림픽' 개막식의 지상파 3사 합산 시청률은 3.0%(닐슨코리아)에 그쳤다. 4년 전 16.5%를 기록했던 '도쿄 올림픽(2020년)'과 비교하면 화제성이 5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이번 동계올림픽 개막식도 큰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지난 6일 새벽 4시에 JTBC가 방송한 밀라노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시청률은 1.8%로, 역대 올림픽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청자의 올림픽 관심도 자체가 낮아진 데다 새벽 4시에 개막식이 열렸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노보드 남자 알파인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상겸 선수.[사진 | 뉴시스]
치지직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개막식 당시 치지직 실시간 시청자수는 10만명이었는데(소프트콘뷰어십), 전체 시청 규모 자체가 작아서인지 동계올림픽 시청자는 3만9000명(새벽 4시 24분 기준)에 그쳤다. 평소 치지직의 금요일 저녁 시간대 실시간 시청자가 30만명 안팎인 걸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이같은 변화는 올림픽 자체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24년 7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림픽에 관심이 있는 편'이란 응답은 전체의 44.2%에 그쳤다. '보통 수준이다'는 25.6%였고, '관심이 없는 편이다'가 30.2%를 차지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중계권을 따낸 치지직의 입장에선 '재무 부담'만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가질 만하다. 과연 치지직은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1인자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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