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김치는 국룰? 혈관 손상 지름길”…한 끼만 먹어도 나트륨 ‘폭탄’
한국인 ‘나트륨 폭탄’ 주범은 김치와 라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인의 대표 소울푸드 ‘라면과 김치’ 식단이 신장과 심혈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5 건강 위해 가능 영양성분 섭취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19년~’23년)간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보다 1.6배 높다.
최근 나트륨 섭취량 감소추세에도 한국인은 여전히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136mg으로, 저감 정책 시행 이전인 2011년 4,789mg 대비 34.5%(1,653mg) 감소했다. 2019년 3,289mg과 비교해서도 4.7%(153mg)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이는 WHO 권고기준인 2,000mg(소금 5g)보다 여전히 1.6배 높은 수준이다.
우리 국민은 하루 섭취 나트륨의 50% 이상을 면·만두류, 김치류, 국·탕류, 볶음류, 찌개·전골류에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라면 등)·만두류를 통한 나트륨 섭취량이 481mg으로 가장 높았고, 김치류 438mg, 국·탕류 330mg 순이었다.
특히 라면에 김치(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기준)를 곁들여 먹을 경우 나트륨 섭취량은 2135㎎까지 치솟는다. 라면 국물 자체에 나트륨이 포함돼 있어 김치와 함께 섭취하면 하루 섭취 권고량을 쉽게 초과하게 되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생활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차라리 김치를 칼국수와 함께 먹는 것이 낫다. 이 조합의 나트륨 1282.2㎎으로 ‘라면+김치’ 조합보다 낮다. 카레에 김치를 곁들였을 경우도 1343mg 수준으로 라면 조합보다 약 800㎎ 이상 낮았다.
의료계는 짜게 먹는 식습관이 단순한 미각 문제를 넘어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 만성 신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편의점 식사는 라면, 즉석밥, 가공식품 위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나트륨 과잉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김치, 햄, 소시지 등 짠맛을 지닌 반찬을 함께 먹을 경우 나트륨 섭취 위험을 높아진다.

실제로 일본에서 약 4만 명을 11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 나트륨 섭취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상승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이 체내에 들어오면 혈관 속으로 수분을 끌어들여 혈액량이 증가하고,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팽창한 혈관은 미세한 손상에도 터지기 쉬워 뇌졸중과 심근경색, 심장발작 위험을 키운다.
짠 음식은 뼈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인체는 소변을 통해 이를 배출하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칼슘까지 함께 빠져나간다. 이로 인해 뼈가 약해지고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더라도 짜게 먹는 습관이 지속되면 골다공증 예방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신장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신장은 체내 나트륨과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신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또 신장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요로결석 발생 위험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라면을 먹을 땐 국물 섭취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낮은 메뉴와 채소 반찬을 함께 선택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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