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소송고지와 소송참가

이기택 전 대법관·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서강대 로스쿨 석좌교수 2026. 2.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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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당사자가 제3자에게
소송 사실을 알리는 방법은
전화, 이메일 등 자유로워
따라서 소송고지 절차
통하지 않아도 무방해

다만 제3자가 보조참가의
법률상 이해관계 있다면
소송고지 절차 통해서만
참가적 효력 발생 가능

일부 교과서에서
피고지자의 이해관계
묻지 않고 참가적 효력 논해
이는 부정확한 설명

민사소송법 강의를 이어가면서 지금까지 별다른 의문 없이 받아들여져 온 법리 중에서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것들이 생긴다. 사소해 보이더라도 함께 생각해서 더 나은 법을 만들고 싶다.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을 것 같다.

1. 들어가기

민사소송의 당사자는 자신이 누구와 사이에 어떤 권리관계에 관하여 소송중에 있다는 것을 제3자에게 알려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제3자에게 이를 알려주는 것은 당사자의 자유라고 하겠다. 그 방법에 무슨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민사소송법은 당사자 등이 제3자에게 소송계속 사실을 알려주는 소송고지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84조 이하). 그 요건, 절차와 효과가 법률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그 효과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면 굳이 소송고지의 절차를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송계속 사실을 알려줌에 있어서, 어느 경우에는 소송고지라고 하는 법정의 방식을 따라야 하고, 어느 경우에는 전화, 이메일 등과 같은 일상의 의사전달 방식만으로 충분한 것인가? 소송고지에 관한 교과서의 설명이 타당한지를 생각해 봄으로써 그 경계를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2. 소송고지에 관한 교과서의 설명

소송고지란, 소송계속중에 당사자가 소송참가를 할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 대하여 일정한 방식에 따라서 소송계속 사실을 통지하는 것을 말한다. 제도의 취지는 두 가지로 파악한다. 소송계속을 고지받은 피고지자에게 소송참가를 하여 그 이익을 지켜낼 기회를 주고, 아울러 고지자에 의하여 피고지자에게 그 판결의 참가적 효력을 미치게 하는 실익이 있다. 즉 피고지자를 위한 참가 기회의 제공과 고지자를 위한 피고지자에 대한 판결 효력의 구속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조참가인이나 피고지자도 소송고지를 할 수 있다.

피고지자는 그 소송에 참가할 수 있는 제3자인데, 보조참가뿐만 아니라 공동소송적 보조참가, 당사자참가, 소송승계까지 포함된다. 그러나 소송고지는 피고지자에게 참가적 효력을 미치게 하는 것에 이익과 필요가 크므로, 피고지자가 보조참가의 이해관계를 가진 경우가 중심이 된다. 소송고지를 받은 피고지자가 소송에 참가할지는 그의 자유이다.

소송고지를 하려는 당사자는 소송고지서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고, 법원은 이 서면을 피고지자와 상대방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피고지자가 참가신청을 한 경우에 고지자는 참가에 대하여 이의를 할 수 없으나 상대방 당사자는 이의를 할 수 있다.

피고지자가 고지자에게 보조참가를 할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고지자가 패소하였다면 소송고지에 의하여 참가할 수 있었을 때에 참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참가적 효력을 받는다. 참가적 효력의 배제에 관한 법리도 그대로 적용된다.

3. 검토

가. 소송에 참가하는 제3자가 그 소송계속 사실을 어떤 경위로 알게 되었는지는 법적 의미를 갖지 못한다. 당사자가 제3자에게 알려줌에 있어서 소송고지에 의하든지, 또는 전화나 우편, 이메일, SNS 등에 의하든지, 또는 제3자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알게 되었든지 간에 참가의 요건이나 절차, 효과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당사자로서는 굳이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소송고지의 절차를 통하지 않고 통상적인 통신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것이다. 어느 경우이든 그 제3자가 참가하는지는 그에게 달려 있다.

나. 그러나 제3자에게 보조참가의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이와 다르다. 그에게 소송계속을 알려줌에 있어서, 소송고지를 통한 경우에는 그가 보조참가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참가할 수 있었을 때에 참가한 것으로 보아 그 판결의 참가적 효력이 미치지만, 다른 방식을 이용한 경우에는 이러한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민사소송법은 명문으로 피고지자에게 보조참가인과 같은 참가적 효력이 미치도록 정하고 있고(86조, 77조), 또한 다른 참가형태는 그 요건이나 효과에 있어서 참가적 효력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소송고지는 오로지 보조참가에 대응하는 제도이다. 다른 참가형태에서는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이 소송고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법률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교과서에서 소송고지를 보조참가와 나란히 설명하는 것도 이러한 인식이 바탕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 결론적으로 소송고지로 인하여 일정한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피고지자가 그 소송에 관하여 고지자를 위하여 보조참가를 할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뿐이다. 보조참가를 전제로 하지 않는 소송고지는 사실적으로 소송계속중임을 알려주는 역할에 그치므로 다른 통신수단과 아무런 차별성이 없다. 이 경우에는 통지절차에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는 방식, 예를 들어 전화, 문자, 이메일, SNS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한편 공동소송적 보조참가는 참가인에게 기판력이 미치는 경우로서 이와 중첩적으로 참가적 효력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송고지의 법적 효력의 전제가 되는 보조참가란 통상의 보조참가만을 가리킨다.

라. 이 글의 논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소송고지에 관한 교과서의 설명 중에서 몇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1) 일부 교과서에서는, 피고지자는 2.항에서 본 바와 같은 모든 형태의 소송참가를 할 수 있다고 하면서, 피고지자가 소송에 참가하지 않으면 참가적 효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피고지자가 보조참가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묻지 않고 참가적 효력을 받는다는 의미인데, 이는 부정확한 기술이다.

(2) 교과서에서는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지자의 참가신청에 대하여 고지자는 이의를 할 수 없으나 상대방 당사자는 이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피고지자가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을 한 경우에 고지자가 아닌 당사자는 이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슨 사유로 이의를 한다는 것인지, 이의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관하여 설명도 없다.

교과서의 설명에 따르면, 예를 들어 제3자가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을 한 경우에 ① 그가 피고지자가 아니라면 누구도 이의를 할 수 없지만, ② 그가 피고지자라면 고지자가 아닌 당사자는 이의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그런데 보조참가를 제외하고는 참가신청은 소제기 내지 이에 준하는 것이어서, 단지 참가인의 상대방이 되는 기존소송의 당사자는 소송요건 내지 본안에 관한 답변과 방어방법을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참가신청에 대한 이의 제도는 보조참가에만 있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이의는 바로 이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소송고지 제도를 근거 없이 보조참가 이외의 다른 참가형태와도 결부시키는 바람에 생긴 오류라고 생각한다.

(3) 교과서에서는 소송고지를 받은 피고지자가 참가할 수 있는 소송형태의 하나로서 소송승계 전부를 들고 있는데, 소송고지에서의 참가형태를 보조참가에 한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확하지 않다. 여기의 소송승계에서는 ① 상속 등을 이유로 하는 당연승계와 ② 특정승계 중 승계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당사자에 의하여 소송에 끌려들어가는 인수승계의 두 경우는 제외하고, ③ 승계인이 스스로 참가하는 참가승계만으로 한정함이 옳을 것이다.

4. 관련 문제

교과서에서는 소송고지 제도의 내용으로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소송고지 법리의 일부라고 한다면 이 글의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소송고지와는 관계가 없다.

가. 기판력 확장의 경우

소송고지의 효과의 하나로서 다음과 같은 기판력 확장의 경우를 들고 있는 교과서도 있다. 즉 ①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소송고지를 포함하여 어떠한 사유에 의하든지 대위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채무자가 알았을 때에는 그 판결의 효력이 채무자에게 미치므로(대판 전 74다1664) 소송고지의 효력으로서 기판력의 확장이 인정되고, ② 또한 가사소송에서 피고가 소송고지를 이용하여 다른 제소권자에게 소송참가의 기회를 주었을 때에는 피고지자인 다른 제소권자는 가사소송법 제21조제2항에 따라 소송참가를 하지 못한 데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할 근거를 잃게 되므로 나중에 청구기각판결이 내려진 경우에는 피고지자인 제소권자에게 기판력이 확장된다. 따라서 위 각 상황에서는 소송고지의 요건이 충족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채무자나 다른 제소권자에게 기판력이 확장되도록 하기 위하여 반드시 법정의 소송고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방식을 통하더라도 소송계속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같은 결과에 이르게 된다. 위와 같은 기판력의 확장은 소송고지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 만일 이 경우에 소송고지를 이용한다면 이는 전화나 이메일 등을 대체하는 것일 뿐이다.

나. 고지·통지의무의 경우

소송고지 여부는 고지자의 자유이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소송고지가 고지자의 의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즉 ① 민사집행법상 추심의 소(238조), ② 상법상 주주대표소송(404조 2항), ③ 비송사건절차법상 재판상의 대위(49조 1항), ④ 상법상 회사관계소송에 있어서의 공고의무(187조), ⑤ 민법상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통지의무(405조) 등이다.

이러한 고지·통지의무는 개별 법률에서 그 요건과 절차, 효과 등을 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상의 소송고지와는 다른 제도이다. 우선 위 각 제도는 참가적 효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또한 개별 규정을 보면, 고지·통지의무자가 원고 또는 피고이거나 법원인 경우도 있고, 그 절차도 같지 않다. 그 의무위반의 효과에 대하여는 고지·통지의 상대방에게 판결의 효력은 여전히 미치지만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는 견해도 있고, 아예 판결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다. 시효중단사유의 경우

판례는 소송고지의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 그 소송고지서에 고지자가 피고지자에 대하여 채무이행을 청구하는 의사가 표명되어 있으면 민법 제174조의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최고의 효력을 인정한다(대판 2014다16494 등). 교과서에서는 이를 소송고지의 실체법상 효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민법상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최고에 관하여 특별한 형식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또한 하나의 서면에 소송고지와 최고의 취지가 함께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각각의 효력을 부인할 근거도 없다. 위와 같은 판례는 최고에 관하여 또 하나의 형식을 수긍한 것에 불과하고, 달리 소송고지에 민사소송법을 넘어서는 특별한 효력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소송고지는 제3자의 참가를 위한 제도이지 당사자에게 새로운 시효중단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5. 정리

당사자 등이 소송계속 사실을 누구에게 알려줄지, 나아가 알려준다면 어떤 방식을 이용할지는 그의 자유이다. 경위가 어떠하든지 간에 소송계속 사실을 알게 된 제3자가 소송에 참가를 할지, 나아가 참가한다면 어떤 형태의 참가를 할지는 그의 자유이다. 다만 소송고지가 있었고 피고지자에게 보조참가의 이해관계가 있다면, 피고지자가 보조참가를 하지 않더라도 마치 보조참가를 한 것처럼 판결의 참가적 효력이 미친다.

이 경우가 아니라면, 소송고지에 따른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소송계속 사실을 알려줄 때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소송고지 대신에 일상적인 통신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교과서의 소송고지에 관한 설명 중에는 따로 명시하지는 않으면서도 보조참가만을 전제로 하는 부분도 있다. 소송고지와 소송참가 사이의 관계에 관한 논의는 마치 소장에 소송물이 아닌 권리관계에 관한 형성권 행사나 이행최고의 기재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교과서에서도 보조참가에 한정하여 소송고지 제도를 설명한다면 이 제도의 취지가 명확해지고 이해하기 쉽게 될 것 같다. 가끔은 교과서에서 불필요한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법리를 혼란스럽게 할 때가 있다. 입법과 해석에 있어서 slim한 민사소송법을 보고 싶다.

이기택 전 대법관·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서강대 로스쿨 석좌교수